“세계 최소 ‘시랜드 공국’ 사실 분∼”

  • 입력 2007년 1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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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작은 나라를 팝니다. 이래 봬도 여권과 화폐, 우표도 있는 나라입니다. 탁 트인 바다 전망과 해풍, 끝없이 보장되는 사생활을 모두 즐기실 수 있습니다. 참, 조세피난처라는 점도 잊지 마세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인 시랜드 공국(The Principality of Sealand·사진)이 매물로 나왔다.

8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이곳을 ‘통치’하고 있는 마이클 베이츠 왕자는 베이츠 가(家)가 40년간 소유하고 있던 시랜드 공국을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곳은 영국의 에식스 주 하리치 항에서 11km 정도 떨어져 있다. ‘공국’이라는 이름은 붙었지만 바다 위에 덩그러니 떠 있는 550m² 크기의 철골 구조물이 전부다. ‘상주 국민’도 베이츠의 가족과 동료 등 10여 명이 전부다.

이 구조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북해 연안 항구 방어 차원에서 만들었다. 전쟁 후 방치돼 온 이 구조물은 1967년 영국군 퇴역 소령으로 마이클 베이츠 씨의 아버지인 패디 로이 베이츠 씨가 가족을 이끌고 정착해 ‘공국’을 선포하면서 ‘국가’ 행세를 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에게 왕자 칭호를 붙이고 헌법과 국기, 국가(國歌), 화폐인 시랜드 달러도 만들었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시랜드는 어느 국가에 의해서도 주권과 정통성을 인정받지 않았지만 국제사회에서 영토 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로 거론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1968년 영국 해군은 시랜드에 접근해 강제 퇴거를 시도했으나 베이츠 집안이 경고 사격을 해 돌아갔다. 영국 정부는 이 구조물 회수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국제법상 영국의 영해 밖’이라고 판결했다.

현재 85세인 패디 로이 베이츠 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1999년 마이클 베이츠 씨에게 왕자 자리를 물려줬다.

마이클 베이츠 씨는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매각 대금으로) 천문학적인 가격이 거론되고 있지만 일단 구매자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츠 집안은 판매 가격으로 8자리 수(수천만 달러)를 기대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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