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전통문화 인기몰이

  • 입력 2006년 12월 11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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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전통문화가 대중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공연예술계에서는 에도시대(江戶·1603~1867년)에 생겨난 라쿠고(落語)가 대표적이다. 라쿠고는 전통의상을 입은 이야기꾼이 수십~수백 명의 청중 앞에 앉아 입담과 몸짓만으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공연.

최근 도쿄(東京) 신주쿠(新宿)구 등의 라쿠고 전용극장에는 입장 수십 분전부터 관객들이 길게 늘어선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7월 도쿄(東京) 주오(中央)구 긴자(金座) 일대에서 열린 '라쿠고 축제'에는 3일 동안 3만5000여명이 관람했을 정도.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도쿄 이외의 지역에서 제대로 된 라쿠고 공연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올해 9월 오사카(大阪)에서 라쿠고 전용극장이 60년 만에 부활했다. 다른 지방 소도시에서도 라쿠고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일부 중소도시에서는 "라쿠고가 적자투성이인 공연장을 먹여 살리는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에도시대에 생겨난 전통악극(樂劇)인 가부키(歌舞伎) 역시 2004~2005년 연평균 관객이 2000~2003년에 비해 10만 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에도 붐'은 공연에만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에도도쿄박물관 등이 지난달 3일 도쿄에서 주최한 에도역사문화검정시험에는 전국 각지에서 응시자 1만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 검정시험은 에도시대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문제를 풀게 해 일정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자격을 주는 제도.

일본인들의 최대 연례행사의 하나인 여름철 불꽃놀이 축제 때 전통의상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10대, 20대가 매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도 '에도 붐'이 불러온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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