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노출된 어린이 전세계 2억2300만명”

  • 입력 2006년 1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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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서 3년간 연구해 작성한 ‘유엔 아동폭력보고서’ 한국어판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발표회를 열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폭력에 노출된 어린이가 남아 7300만 명(7%), 여아 1억5000만 명(14%)으로 추산되며 매년 2억7500만 명의 어린이가 가정 폭력을 목격하고 있다. 노동하는 어린이 2억1800만 명 중 1억2600만 명이 위험한 노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570만 명은 노예 노동에, 180만 명은 성 착취에 동원되고 있다.

특히 가정과 학교, 교육현장, 보호시설처럼 어린이가 보호되어야 할 장소에서 관습, 전통, 훈육이라는 명목하에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 국가 어린이들이 고소득 국가 어린이에 비해 폭력으로 사망할 위험이 2배 높으며 0∼4세, 15∼17세 어린이가 폭력으로 사망할 위험이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16개국만이 가정에서의 체벌을 금지하고 있어 여전히 아동 폭력에는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체벌을 금지한 나라는 106개국인데 이것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 운동선수의 경우 경쟁을 부추기는 스포츠의 특성에 따라 부모와 코치 등에게 폭력을 당하며 감량으로 인한 영양실조, 극단적인 훈련, 중독성 물질의 투여와 같은 문제도 드러났다. 또 1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범법행위로 사법기관에 구금돼 있으나 훈육을 핑계로 구타와 결박 등의 폭력을 당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아동 폭력 예방을 위한 12개 권고사항을 내놓고 모든 형태의 아동폭력을 금지하는 법·정책 수립, 아동폭력을 묵인하고 조장하는 태도의 변화, 아동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 등을 촉구했다. 유엔 아동폭력보고서 한국어판은 총 1500부가 발간돼 아동권리 관련 기관과 학계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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