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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5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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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법원은 이날 바그다드 그린존 내의 특별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후세인 전 대통령이 두자일 마을 학살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인정하고 교수형을 선고했다. 아와드 알 반다르 전 혁명재판소장도 교수형을 선고받았고, 당초 사형이 구형됐던 타하 야신 라마단 전 부통령을 비롯한 3명에게는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후세인 전 대통령 측이 항소하지 않으면 30일 내에 교수형이 집행된다고 미국 CNN이 전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사형선고를 받은 뒤 "이라크 만세. 이라크 국민 만세. 신은 점령자들보다 위대하다"고 외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2003년 12월 생포된 뒤 법정에 넘겨져 1982년 두자일 마을의 148명 학살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한편 누리 카말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이날 선고 공판을 앞두고 후세인 전 대통령 추종자들이 격렬히 저항할 것에 대비해 새벽 6시부터 바그다드와 인근 주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이라크 경찰과 현지 주둔 미군 경비도 삼엄해졌다.
사담 후세인 재판 관련 일지
△1982년 7월 두자일 마을 인근에서 시아파 게릴라들이 후세인 암살 시도
후세인, 두자일 마을에 대한 공격 및 주민들 집단학살 지시
△2003년 3월 미국, 이라크 공격. 후세인 피신
△2003년 7월 미군, 후세인의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 사살
△2003년 12월 미군, 숨어있는 후세인 발견해 체포
△2004년 6월 미군, 후세인의 신병 이라크 임시정부로 이관
△2005년 7월 이라크 특별재판소, 두자일 주민 집단학살 혐의로 후세인 기소
△2005년 10월19일 후세인과 측근 7명에 대해 첫 재판
△2005 11월28일 공판에서 당시 정보장교 비디오로 첫 증언
△2005년 12월5일 공판에서 증언 방해 등으로 변호인단 퇴정
△2005년 12월7일 특별재판소 불법성 이유로 후세인 재판 거부, 궐석 재판 진행
△2006년 3월15일 후세인 첫 법정 증언에서 무죄 주장
△2006년 6월19일 검찰, 후세인 등 3명에게 사형 구형
△2006년 7월7일 후세인 옥중 단식
△2006년 11월5일 후세인에 사형 선고
":두자일 마을 사건::
1982년 7월8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60㎞ 정도 떨어진 시아파 마을 두자일에서 일어났다. 당시 이 마을을 통과하던 후세인의 차량 행렬을 겨냥한 게릴라들의 암살공격이 벌어졌다. 후세인이 대통령 직에 취임한 지 3년째 되는 시점이었다. 수니파인 후세인은 반대파인 시아파 정치세력이 조직적으로 꾸민 일이라며 범인 색출에 나섰다. 암살음모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마을 주민 148명이 수용소로 끌려가 고문 끝에 처형됐다. 여기에는 11세짜리 어린이와 여성들도 포함돼 있었다. 또 여성과 어린이 등 주민 수백 명을 사막의 수용소로 몰아넣는 등 반인륜적 고문이 자행됐고 생계수단인 대추야자 농장과 가옥이 파괴됐다. 주민들은 사망자 수가 알려진 것보다 더 많다고 주장한다. 1982년에는 이라크가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전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두자일 마을의 암살 시도와 주민 집단 처형은 이라크 내 시아파 탄압의 강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암살시도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군사조직인 다와당 조직원이 관여했다는 설에 따른 잔혹한 대응조치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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