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검찰 “천총통 부정 증거확보”…퇴임후 법정행 예약

  • 입력 2006년 11월 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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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퇴임 후 법정행을 미리 예약했다.

한 달여간 총통부의 외교기금운용 실태를 조사해 온 대만 검찰은 3일 결과를 발표하면서 비밀 외교기금 부정 취득 및 문서위조 혐의로 천 총통을 기소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천 총통은 국가원수의 면책특권에 따라 일단 기소 대상에서 빠졌다.

검찰은 이날 “천 총통이 검사들과 2차례 만나 외교기금 사용에 대해 설명했으나 제출한 6건의 자료 중 2건만 정확했고,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도 많았다”고 밝혔다.

그 대신 대만 검찰은 천 총통의 부인인 우수전(吳淑珍) 여사를 국가기금 불법 사용에 따른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우 여사와 천 총통의 전직 보좌관 3명은 2002년 7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지출된 외교기금 가운데 1480만 대만달러(약 4억2200만 원)를 영수증 처리 없이 부정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발표는 가뜩이나 거센 퇴임 압력을 받고 있는 천 총통에게 메가톤급 타격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

올해 4월 천 총통은 아내와 사위의 거액 상품권 뇌물수수 및 주식 부당거래 사실이 공개되면서부터 사면초가의 신세에 놓였다. 전국적인 시위가 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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