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개국 10주년 맞아…“영어방송 15일 시작”

  •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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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방송이면서 가장 널리 시청되는 방송.”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 씨는 1999년 알자지라 방송을 이렇게 평가했다.

2년 뒤 미국의 한 일간지는 “탄저균보다 더 치명적으로 방송을 오염시킨다. 미군은 이 방송을 먼저 중단해야 한다”고 알자지라 방송을 비난했다.

‘가장 자유로운 방송’과 ‘탄저균 같은 방송’으로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알자지라 방송이 1일 개국 10주년을 맞는다. 짧은 역사지만 이 방송국이 그동안 보여 준 영향력은 어느 강대국의 거대 방송국 못지않다.

아랍어로 ‘섬’이라는 뜻의 이 방송국은 카타르 국왕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일가가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설립했다. 본사는 카타르 도하에 있다.

이 방송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계기는 2001년 9·11테러였다. 사건 직후 알자지라는 오사마 빈 라덴의 비디오 성명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고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등 서방 언론이 접근할 수 없는 핵심 인물을 잇달아 단독 인터뷰했다.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을 거치며 알자지라는 중동의 무장 저항세력을 ‘순교자’로 표현하는가 하면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주민 공격 실태 등을 보도해 이전 보도와 차별적인 시각을 보였다. 하지만 알 카에다를 비롯한 테러 집단의 대외 성명 비디오를 단독 방영해 ‘테러리스트들의 선전전에 이용된다’는 비난도 받았다. 알제리와 이라크를 비롯한 몇몇 국가에선 취재를 금지당하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중동지역은 물론 미국 워싱턴, 영국 런던 등 세계 30여 개 도시에 지국을 두고 있다. 시청자는 65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경제전문지 포브스 아랍판이 선정한 ‘아랍 최고 브랜드 40’ 가운데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알자지라 그룹은 11월 15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영어방송인 알자지라 인터내셔널을 개국한다고 31일 밝혔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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