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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8월 17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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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은 러시아에 나포된 어부 3명의 신병과 총격으로 숨진 어부 1명의 시신을 넘겨받기 위한 외교 접촉에 17일 본격 나섰다. 일본은 즉각적인 신병 인도와 총격 관계자 처벌을 러시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검찰당국은 일본 어부 3명을 국경 침범 및 밀어(密漁) 혐의로 기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양국이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일본 어선이 조업한 장소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해온 해역이기 때문.
조업해역은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네무로(根室)반도와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하보마이 등 4개 섬 중 러시아 쪽에 가깝다. 따라서 명백한 자국 영해라고 러시아 측은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4개 섬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부터 러시아가 불법 점유하고 있는 일본영토라고 맞서고 있다.
4개 섬을 둘러싼 양국간의 뿌리 깊은 영유권 갈등은 2003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는 듯 했다. 일본이 제시한 '경제협력카드'가 한때 러시아의 입맛을 당겼던 것.
하지만 최근 오일달러에 힘입어 러시아 경제가 급성장함에 따라 일본의 도움이 필요 없게 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러시아는 12일 4개 섬에 연방예산 25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규모 개발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일대 경비도 크게 강화해왔다. 일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4개 섬을 빨리 반환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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