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흉가라도 돈만 된다면야…"

  • 입력 2006년 8월 8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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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살인이나 집단자살이 일어난 집을 꺼려하기는 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귀신이 나온다거나 불행을 가져온다, 또는 저주가 내린다는 미신 때문이다. 이런 집은 부동산시장에서도 제값을 못 받거나 몇 년 간 팔리지 않아 매도인이 애를 먹곤 한다. 끝내 팔리지 않는 바람에 헐려 공터로 변한 곳도 적지 않다.

그러나 몇몇 미국인들은 '범죄의 낙인'이 찍힌 흉가를 오히려 찾아 나선다고 미국 USA투데이가 7일 보도했다. 먼저 싼값에 흉가를 사들여 개조해 되팔려는 업자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귀신보다 돈을 더 중하게 여기는 부류에 속한다.

'죽었으면 그만이지 귀신은 무슨…'이라고 생각하는 간 큰 미국인들도 흉가를 마다하지 않는다. 경찰관이나 범죄현장 청소업체 종사자, 괴기소설 작가 등이 이런 배짱파에 해당한다. 작가 윌리엄 링크 씨는 1989년 자녀가 부모를 살해한 집에서 10년 넘게 편안히 살고 있다.

또 흉가를 대상으로 돈벌이는 하는 틈새업종도 눈에 띈다. 랜달 벨 씨는 흉가의 가격 재평가를 해주는 일을 한다. 1996년 6세 어린이가 숨진 집과 1997년 '천국의 문' 교도 39명이 집단자살 한 주택단지 등이 벨 씨의 평가 물건이었다. 벨 씨는 '불행 박사'로 통한다.

'디어리 디파티드 투어즈(Dearly Departed Tours)'는 1989년 부모가 살해된 집을 관광코스에 집어넣었다. 가이드 스콧 마이클스 씨는 "주간지 문화에 친숙해진 사람들이 으스스한 이야기에 끝없는 관심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1959년 클러터 씨 가족 살해사건이 일어난 캔자스 주의 집은 아직도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집주인은 몇 년째 집을 구경하게 해달라는 방문객들의 성화에 못 이겨 입장료를 받고 얼마 전까지 일요일에 관광객들을 받아들였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이 기사 작성에는 정희균(미국 애머스트대 정치학과 3년) 대학생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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