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파이어 빌딩 조명마법사는 75세 전기공

  • 입력 2006년 8월 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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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수석 전기공인 빌 토르톨레이 씨가 그에게 고향과도 같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앞에 섰다. 사진 제공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수석 전기공인 빌 토르톨레이 씨가 그에게 고향과도 같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앞에 섰다. 사진 제공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뉴욕 맨해튼에 우뚝 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높이 381m에 102층인 이 빌딩이 이제 ‘세상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빌딩’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폭염에 따른 긴급 절전조치로 1일부터 이 빌딩의 외부 조명이 꺼진 가운데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3일 수석 전기공인 빌 토르톨레이(75) 씨의 말을 빌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소개했다.

뉴욕 시 전기검사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전기 관련 업무를 시작한 토르톨레이 씨는 건물 내 온도를 측정하는 데 여전히 ‘감’에 의존한다. 기계는 늘 오작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맡은 여러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업무는 역시 빌딩 외부 조명. 보는 위치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것으로 유명한 이 빌딩은 꼭대기부터 72층까지 외부를 밝힌다. 1000W짜리 전구 204개를 연결하며, 전구를 싸는 플라스틱 덮개가 조명 색깔을 결정한다.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가 세상을 떠났을 때는 그의 별명인 ‘올드 블루 아이즈’에 따라 건물 조명을 푸른색으로 바꿨다. 교황이 방문했을 때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명을 금색으로 바꿨다. 204개 전구 덮개를 일일이 손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작업을 마치는 데 2시간 이상이 걸린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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