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카위 후계자 “가공할 공격으로 美에 복수”

  • 입력 2006년 6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조만간 가공할 공격으로 (미국에) 복수하겠다.”

미군 폭격으로 사망한 이라크 알 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후계자로 알려진 아부 함자 알 무하지르는 13일 이슬람 웹사이트에 첫 성명을 내보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자르카위를 살해했다고 너무 기뻐하지 말라”면서 “가까운 시일에 너희(미국) 자식들의 머리를 하얗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하지르는 “미국의 거짓과 오류를 밝히고 미군의 허약함을 드러낼 전쟁을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르카위의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지 하루 만에 미국을 상대로 성전(聖戰)을 선포한 무하지르의 실체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무하지르란 이름은 미국의 테러 용의자 수배 명단에 올라 있지 않아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은 무하지르란 단어는 아랍어로 ‘이민자’를 뜻하며 일반적으로 외국인이나 체제의 탄압을 피해 조국을 떠난 이슬람교도들을 칭할 때 사용한다는 정도. 이에 따라 요르단 출신인 자르카위처럼 ‘비(非)이라크인’이거나 외국에 망명했다가 귀국한 이라크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무하지르로 추측되는 후보는 5명.

미군은 ‘아부 카바브 알 마스리’로도 불리는 아부 알 마스리(53)를 무하지르로 보고 있다. 이집트 태생인 그는 알 카에다의 폭발물 전문가이자 독극물 훈련 요원으로 미 국무부가 500만 달러 현상금을 건 인물이다. 2002년 이라크 바그다드에 들어가 알 카에다의 첫 조직을 만들었으며 자르카위의 보좌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P통신은 이집트 태생으로 영국의 이슬람 성직자로 활동하다 2004년 5월 기소돼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아부 함자 알 마스리(49)가 무하지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알 카에다의 2인자로 이번 미군 폭격으로 자르카위와 함께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아부 압둘 라흐만 알 이라키가 실제로는 사망하지 않았으며 이번에 후계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아부 모하메드 알 마스리라는 이름의 이집트인과 압둘라 라시드 알 바그다디란 이름의 이라크인이 무하지르를 자칭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