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日 전쟁공포 잊고 있다” 경고

  • 입력 2006년 6월 9일 03시 04분


아키히토(明仁·사진) 일왕이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공포를 잊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교도통신이 영국 일간 더타임스를 인용해 7일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아키히토 일왕의 발언이 “1930년대 일본을 지배했던 우익 폭력과 군국주의자의 압정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경고”라고 풀이했다. 일왕은 6일 아시아 순방에 나서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세계 속의 일본 왕실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일왕은 이 회견에서 “지난 전쟁에서 일본인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가슴이 아프다”며 “역사를 잊지 말고 각 국민이 협력해 전쟁이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30년부터 36년까지 요인 습격이 잇따라 전 현직 총리 4명이 숨졌으며 당시 국민과 국회의원들이 자유롭게 발언하기는 매우 힘들었다”며 “많은 일본인이 이 일을 마음에 새겨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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