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戰 실수 있었다” 인정

  • 입력 2006년 5월 2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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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사진) 대통령은 25일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좌절과 실수(setbacks and missteps)’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을 함께 주도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였다.

부시 대통령의 실수 인정은 정권교체 전략의 정당성, 대량살상무기(WMD) 발견 실패, 포로 학대, 2300명이 넘는 미군 희생자 문제 등 전쟁 전반에 걸쳐 이뤄져 그동안의 부분적 실수 인정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그는 “사담 후세인을 권좌에서 축출하는 결정은 논란거리였으며, 우리 모두가 거기 있을 것으로 믿었던 WMD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또 “모든 게 우리가 바라는 방식으로 전개되지는 않았다”며 “이로 인해 이라크에서의 희생이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시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실책이 있었는지 묻자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 학대 사건을 꼽은 뒤 “우리는 그에 대해서 오랜 기간 대가를 치러왔다”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도 비슷한 수준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은 잘 풀렸고, 전혀 문제가 아닐 것으로 예상했던 도전들이 나타났다”며 예상과 다른 전쟁 결과를 시인했다.

그는 이라크 헌정수립 과정에서 후세인 추종세력인 바트당을 배제한 것이 내전 수준으로 치닫게 된 것을 큰 실책의 주요 사례로 꼽았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좌절과 실수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일을 해 왔고, 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조기철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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