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죽을 준비 돼있다”

  • 입력 2006년 5월 15일 03시 00분


“나는 처형당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나는 죽을 준비가 돼 있다.”

사담 후세인(사진) 전 이라크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표현으로만 보면 이라크 특별재판소로부터 판결을 선고받은 뒤 한 최후진술과 같은 비장한 분위기가 어려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14일 레바논 출신의 부시라 할릴(여) 변호사를 통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심경을 전했다. 할릴 변호사는 2월에 후세인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합류한 유일한 여성 변호사로 그동안 후세인 전 대통령과 모두 5시간 면담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교수대로 이송된다는 사실을 이미 받아들인 듯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1959년 쿠데타가 실패한 그날 이미 죽을 각오를 했다”고 말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거사 실패 후 이라크를 탈출했다.

그러나 그의 단호한 자세는 여전했다. “다시 미군이 침공해도 나는 이라크를 떠나지 않겠다. 국민과 함께 있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미군의 침공 당시 탈출할 수 있었던 기회를 버린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할릴 변호사와 면담 때 자신의 재판보다 중동의 국제관계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함으로써 이란의 군사적 야심은 더 강해졌다”며 “이란은 이라크에 발목 잡힌 미국이 자국을 공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감생활 중 시를 쓰기도 했다. 할릴 변호사가 아랍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 중 한 명인 알 무타나비의 시집을 전해주자 “마침 읽고 싶었는데 잘됐다”며 자신이 새 서사시를 썼다고 알려주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15일 재개되는 특별재판소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한편 후세인 전 대통령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전에 쓴 것으로 보이는 소설이 일본에서 출간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도쿄(東京)에 있는 출판사인 도쿠마쇼텐(德間書店)은 ‘악마의 춤’이라는 제목이 붙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일본어판 소설을 18일 발매할 예정이다. 이 소설은 1500년 전 유프라테스 강 유역에 살고 있던 한 부족이 다른 부족의 침략을 강력한 저항으로 격퇴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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