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8월15일 야스쿠니 참배 검토 중＂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패전기념일(일본식으로는 종전기념일)인 8월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하는 방안을 일본 정부가 검토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그의 측근인사들은 "올해는 재임 마지막해이기 때문에 고이즈미 총리로서는 8월 15일 참배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2001년 4월 취임한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한 차례씩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으나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공약했던 8월 15일을 택해 참배한 적은 없다.

총리 주변에서는 "고이즈미 총리가 취임 첫해인 2001년, 공약보다 이틀 앞당겨 8월 13일 참배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8월 15일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하면 패전기념일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한국과 중국은 이전보다 더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외교정책에 대한 일본 내 찬반논쟁도 더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일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과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대한 파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고이즈미 총리가 8월 15일 참배를 정식 검토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패전기념일 참배 여부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겠다"며 분명한 방침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