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무원 특권과의 전쟁’…‘官民 양극화’해소 박차

  • 입력 2006년 3월 8일 03시 05분


일본 집권 자민당의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정무조사회장과 정부자산압축프로젝트팀원들은 6일 도쿄(東京) 도심에 있는 공무원주택단지 6곳을 둘러봤다.

나카가와 회장은 이날 “비싼 도쿄의 도심에 공무원주택이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처분하는 데 여당이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구호로 내걸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이 공무원 특혜를 줄임으로써 서민들과의 양극화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심 공무원주택은 ‘공무원 천국’이라는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공무원의 특권 중 하나다.

예컨대 도쿄 미나토(港) 구 미나미아오야마(南靑山)에서 일반인이 방 3개에 거실이 딸린 집을 얻으려면 30만∼50만 엔의 월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이곳에 있는 공무원주택은 월세가 8만 엔에 불과하다.

도쿄 23개 구에는 이 같은 공무원주택이 2만2000채나 있다.

도쿄의 시 지역이나 지바(千葉) 현 사이타마(埼玉) 현 가나가와(神奈川) 현 등에 살면서 하루 2시간 넘게 ‘콩나물 통근전철’에 시달려야 하는 서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도 공무원주택의 이전 문제에 관해 민간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의뢰해둔 상태다. 이 자문기구의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년간 도쿄 23개 구에 있는 공무원주택을 절반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개혁의 도마에 오른 특혜는 도심 공무원주택뿐만이 아니다.

일본 공무원들은 지난 57년간 유급휴식제도를 누려 왔다. 돈도 받으면서 하루 30분씩 느긋하게 쉬는 시간을 가져 왔던 것.

정부가 전국 8000여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5.7%에 불과했다.

일본 정부는 7월부터 이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2일 발표했다. 대신 무급휴식을 30분 연장해 60분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누리는 진짜 특혜는 뭐니 뭐니 해도 월급과 연금.

일본 인사원은 공무원의 급여를 정할 때 정규사원이 100명 이상인 기업 8300곳의 임금을 조사해 참고로 삼는다.

임금 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이 조사 대상에서 빠지다 보니 평균적인 회사원과 공무원 간의 급여 차는 갈수록 커져 갔다.

일본 인사원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사원이 100명 이하인 중소기업도 조사 대상에 넣기로 지난달 말 결정했다.

공무원이 가입하는 공제연금과 일반 회사원이 가입하는 후생연금을 하나로 합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현재는 가입기간과 평균임금이 비슷하면 공무원이 월 2만 엔가량을 더 받지만 연금이 하나로 합해지면 공무원 우대는 없어지거나 줄어든다.

이 같은 개혁에 대해 일반 국민은 대부분 후련해하거나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계의 시선을 보내는 국민도 일부 있다. 공무원 인건비 절감과 특혜 축소가 소비세율을 올리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성격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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