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니가문 ‘몰락의 길’…추징금 체납에 건물 압류

  • 입력 2005년 12월 2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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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창업자인 고(故)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사진) 명예회장 일가가 장남의 경영 실패로 몰락해 세무당국에 건물을 차압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2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東京) 국세국은 소니 창업자의 장남 모리타 히데오(盛田英夫·53) 씨가 사장을 맡았던 식품판매회사 레이케이가 탈세한 사실을 적발해 가산금을 포함한 64억 엔을 추징했다.

히데오 씨는 자신이 100% 출자한 투자회사가 자동차 경주(F1) 관련 사업을 벌였다가 실패해 거액의 빚을 지게 되자 은행 담보로 제공했던 소니 주식을 팔아 대신 갚으면서 자회사 정리에 따른 손비로 처리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이를 손비로 보지 않고 ‘과세 대상 기부금’으로 판정한 뒤 추징금을 내지 않자 이 회사 소유 건물 등을 압류했다.

레이케이는 아이치(愛知) 현에서 양조회사를 경영했던 모리타 가문이 급성장한 소니의 주식 배당에 의존해 본업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산을 분리하는 형식으로 1974년 설립됐다.

1990년대 중반 사장에 취임한 히데오 씨는 니가타(新潟) 현에 500억 엔을 들여 스키장을 지었지만 손님이 들지 않아 거액의 손해를 봤고, F1 업체에 빌려 준 돈도 돌려받지 못해 자금난에 빠졌다.

그는 6월 레이케이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회사도 해산해 현재 채무정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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