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테러법 의회 표결 타협은 있을수 없다” 블레어 승부수

  • 입력 2005년 11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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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사진) 영국 총리가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블레어 정부가 제출한 반(反)테러법안에 대한 의회의 표결(9일 밤·현지 시간)을 앞두고 야당의 반대는 물론 노동당 내에서조차 반란표가 적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7·7 런던 테러 이후 만들어진 반테러법은 테러 방지를 위해 테러조직 캠프 운영을 막고 폭력을 부추기거나 테러를 미화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 이 중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테러 용의자에 대해 영장청구 없이 구금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14일에서 최장 90일까지로 연장하는 조항으로 인권단체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아 왔다.

어려운 정치적 고비 때마다 빠른 판단과 순발력으로 위기를 돌파해 온 블레어 총리는 이번에도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나섰다.

그는 특히 반테러법안 표결을 정치적으로 몰아갔다. 그는 “이번 표결은 내 권위에 대한 시험”이라고 규정해 노동당 의원들의 충성을 요구했고, 보수당을 ‘테러에 미온적인 정당’으로 몰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첨예한 정치적 대결구도를 만들어 노동당 내 결속을 꾀하면서 일부 야당 의원의 찬성표도 얻을 수 있다는 게 블레어 총리의 계산인 셈이다.

하지만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워낙 박빙의 표결이 될 것이어서 블레어 정부 최초의 하원 표결 패배로 기록될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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