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카스피海를 노린다…아제르바이잔 미군주둔 임박

  • 입력 2005년 8월 9일 04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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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으로부터 철군 요구를 받고 있는 미국이 우즈베키스탄 대신 아제르바이잔에 대규모 병력 주둔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 언론들은 8일 “미국과 아제르바이잔의 협상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미군의 아제르바이잔 진주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우즈베키스탄 주둔 공군을 아제르바이잔에 재배치하면서 추가 병력을 아제르바이잔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제르바이잔 인근 그루지야에는 이미 미 군사 고문단과 특수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미군 철수’를 요구해 온 키르기스스탄과 최근 협상을 통해 대규모 경제 지원의 대가로 계속 병력을 주둔시키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키르기스스탄∼아제르바이잔을 중심으로 병력을 배치해 전략 요충지인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 지역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주둔 미 공군은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러시아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

또 아제르바이잔 주둔 미군을 통해 확인 매장량만 165억 배럴이 넘는 카스피 해 유전과 카스피해 유전에서 지중해로 나가는 바쿠∼트빌리시∼세이한(BTC) 송유관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송유관이 지나가는 아제르바이잔과 그루지야, 터키에 모두 미국이 주둔하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내세운 아제르바이잔 파병 명분도 ‘BTC 송유관의 보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주도로 최근 완공돼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는 길이 1760km 세계 최장의 BTC 송유관은 하루 100만 배럴의 운송 능력을 갖고 있는데 운송량의 대부분이 미국과 서유럽 등 서방으로 공급된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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