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32개市 “온실가스 감축” 한목소리

  • 입력 2005년 5월 15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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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맞서는 시장님들?’ 미국 주요 도시의 시장들은 교토의정서가 규정한 의무를 자발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초당적 연맹체를 결성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 가입을 거부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주요 도시 시장들의 환경보호 연대를 이끈 주인공은 그레그 니클스 시애틀 시장.

미국 민주당 소속인 니클스 시장은 2월 16일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는 교토의정서가 미국이 참여를 거부한 상태에서 세계 각국에서 발효되자 전국의 시장들에게 교토의정서를 지키기 위한 활동에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그가 주도한 지구온난화 방지 모임에는 현재 미국 35개 주 132개 주요 도시 시장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당적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도 다수 포함돼 있다. 132개 도시의 인구를 합치면 2900만 명에 이른다.

이들 도시는 미국 연방정부와는 별도로 2012년까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수준에 비해 7% 감소시킨다는 교토의정서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니클스 시장은 “평소 습한 기후이던 시애틀이 수년에 걸쳐 건조한 날씨로 변한 데에 충격을 받고 ‘대도시에서라도 교토의정서 협약을 실천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시애틀 주변의 빙하가 줄어들 경우 시애틀의 식수 공급과 수력발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부시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이끄는 뉴욕시의 경우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시내버스를 전기 및 가솔린 겸용 차량으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12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유타 주의 솔트레이크시티는 풍력발전기를 대거 구입했으며 시애틀은 항구로 들어서는 유람선에 대해 디젤엔진을 끄도록 하고 시에서 전기를 공급해 주고 있다.

저지대인 뉴올리언스의 레이 내긴 시장도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올라가면 뉴올리언스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다”면서 이 운동에 뜻을 같이했다.

워싱턴대의 네이던 맨투아 과학센터 부소장은 “이들 도시의 노력이 지구 전체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내기엔 미미하겠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도시 대기의 질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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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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