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취업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지난해 12월 초 보름가량 중국의 상하이 선양(瀋陽) 다롄(大連) 등 6개 도시를 돌며 ‘일자리’를 구하러 다닌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이정우(李正雨) 국제협력국장은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국장은 국내 취업난을 줄이기 위해 한국인 직원을 한 명이라도 채용해 달라는 부탁을 기업인들에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인은 오히려 “뽑아 쓰고 싶어도 적당한 인재가 없다”고 호소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은 최소 3만5000개에서 많게는 5만 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고 이 국장은 말했다.
중국 내 한국 직원 수요의 증가는 차이나통의 회원 기업 수 증가로도 알 수 있다. 이 사이트가 2001년 11월 문을 연 후 매년 2000여 개 기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해 지난해 말 현재 7700여 개에 이른다. 회원 업체들이 사이트에 올리는 채용 공고 수도 2002년 1070건에서 2003년 1596건, 지난해에는 2160건으로 늘고 있다. ▽중국 내 일자리 창출 논란=중국 진출 한국 기업이 늘면서 ‘한국 직원 고용시장’도 커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은 경계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상은(鄭常恩) 수석연구원은 “국내 제조업이 중국으로 이전해 생산직 근로자가 중국의 근로자로 대체되면서 ‘중국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측면만 너무 부각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활동이 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 연구원은 “중국 내 근무여건이 아직 열악하고 급여도 낮아 중국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구직자가 많지 않다”면서 “국내의 ‘취업난’을 메워줄 만한 취업시장이 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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