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없나요” 중국發 애타는 호소

  • 입력 2005년 1월 30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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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생산업체 품질관리 및 상품기획 경력직 모집, ○명, 근무지 상하이(上海) 등, 경력 3년 이상, 대우는 경력에 맞는 지사장 등(K홈쇼핑).’ ‘중국 현지공장 근무 가능자 모집, 근무지 톈진(天津), 급여 연봉 2200∼2400만 원.’중국에서 근무할 직원을 찾는 구인(求人) 전문 사이트인 ‘차이나통’(www.chinatong.net)에는 이처럼 ‘애타게’ 직원을 구하는 안내문이 가득하다. 국내에서는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오히려 ‘쓸만한’ 한국인 직원을 구하지 못해 ‘속병’을 앓고 있다.》

▽‘거대 취업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지난해 12월 초 보름가량 중국의 상하이 선양(瀋陽) 다롄(大連) 등 6개 도시를 돌며 ‘일자리’를 구하러 다닌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이정우(李正雨) 국제협력국장은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국장은 국내 취업난을 줄이기 위해 한국인 직원을 한 명이라도 채용해 달라는 부탁을 기업인들에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인은 오히려 “뽑아 쓰고 싶어도 적당한 인재가 없다”고 호소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은 최소 3만5000개에서 많게는 5만 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고 이 국장은 말했다.

중국 내 한국 직원 수요의 증가는 차이나통의 회원 기업 수 증가로도 알 수 있다. 이 사이트가 2001년 11월 문을 연 후 매년 2000여 개 기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해 지난해 말 현재 7700여 개에 이른다. 회원 업체들이 사이트에 올리는 채용 공고 수도 2002년 1070건에서 2003년 1596건, 지난해에는 2160건으로 늘고 있다. ▽중국 내 일자리 창출 논란=중국 진출 한국 기업이 늘면서 ‘한국 직원 고용시장’도 커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은 경계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상은(鄭常恩) 수석연구원은 “국내 제조업이 중국으로 이전해 생산직 근로자가 중국의 근로자로 대체되면서 ‘중국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측면만 너무 부각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활동이 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 연구원은 “중국 내 근무여건이 아직 열악하고 급여도 낮아 중국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구직자가 많지 않다”면서 “국내의 ‘취업난’을 메워줄 만한 취업시장이 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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