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친구와 첫사랑 쑹메이링女史 비밀약혼 했었다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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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제스(蔣介石) 전 대만 총통의 부인으로 지난해 10월 106세를 일기로 숨진 쑹메이링(宋美齡·사진) 여사의 첫사랑에 얽힌 사연이 25일 중국 베이징(北京)오락신보에 의해 소개됐다.

이 신문에 따르면 쑹메이링은 미국 유학 시절 오빠 쯔원(子文)의 소개로 광저우(廣州) 출신으로 뉴욕에 공부하러 온 류지원(劉紀文)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됐다. 두 연인은 오빠의 주례로 뉴욕에서 부모 몰래 조촐한 약혼식을 올렸다.

쑹메이링이 유학을 마치고 상하이(上海)의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부친 쑹야오루(宋耀如)는 “혼기(婚期)가 찬 만큼 시집을 가야 한다”며 품행과 용모가 단정하고 집안도 좋은 저우쯔칭(周子淸)과 선을 보게 했다.

쑹메이링은 자신과 나이도 같은 데다 영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저우쯔칭이 괜찮은 남자라고는 생각했으나 약혼자에 대한 사랑을 저버릴 수 없어 부친에게 비밀약혼 사실을 털어놓았다. 쑹야오루는 딸이 집안 허락도 없이 약혼한 것에 충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쓰러져 며칠 만에 숨을 거뒀다.

쑹메이링은 2년 만에 광저우에서 보내온 약혼자의 편지를 받고 그에게 달려갔지만 류지원은 혁명정부의 명령으로 영국과 미국 등 시찰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당장 결혼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류지원은 당초 미국에서 돌아와 쑹메이링과 결혼하려 했으나 아버지 친구인 구환이(古緩儀)의 말을 듣고 약혼녀를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

구환이는 장제스가 자신에게 직접 “류지원이 내 혼사를 방해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밝히고 장제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신변에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다며 쑹메이링을 포기하도록 권했다.

쑹메이링을 포기한 뒤 류지원은 곧바로 난징(南京)시장에 임명됐다. 쑹메이링의 첫사랑은 이렇게 끝났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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