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현지 부임 앞둔 장기호 신임 대사

  • 입력 2004년 12월 13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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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대 기자
박영대 기자
“당신은 ‘5강 대사’입니다.”

장기호(張基浩·59·외무고시 5회·사진) 신임 주이라크 대사는 최근 청와대 고위관계자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다. 이라크가 작금의 국제정치역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강 다음가는 중요한 나라라는 뜻이다.

이번 주 중 현지 부임을 위해 출국하는 장 대사가 13일 외교통상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전쟁터로 가는데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는 스스로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 왔다. 내가 대사로 가는 만큼 이라크 정세도 곧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사는 부임 경로도 쿠웨이트에서 군용기를 타는 ‘안전한 길’을 거부했다. 부임길에 이라크 정세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요르단을 사전 답사하고 싶다고 고집해 ‘요르단→이라크’ 노선을 택했다.

그가 세운 이라크 근무수칙은 ‘솔선수범’. “이라크 근무 직원들은 안 그래도 극도의 긴장 속에서 살고 있다. 나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외교부 내에서는 “장 대사 특유의 적극성으로 ‘큰일’을 무난히 해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 특히 장 대사는 1990년대 중반 외무부 대변인 시절 취재진 사이에서 ‘장 기자’란 별명을 얻을 만큼 대(對)언론 감각도 탁월하다. 국내 일각의 이라크 파병 반대 여론 속에서 미국과 이라크와의 외교 관계,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와 교민의 안전 문제 등을 적절히 조율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주위에서는 ‘왜 사서 고생하느냐’고 말합니다. 그때마다 속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구나라는 뿌듯한 자부심을 당신들은 모르지’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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