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업단지 공단은 중국의 산업단지인 ‘경제개발구’에 비해 임금은 9배, 땅값은 3.6배, 법인세는 1.8배나 돼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차이나포럼은 13일 중국의 경제개발구 30곳과 한국의 산업단지 공단 30곳을 비교분석해 펴낸 ‘한중 산업단지 경쟁력 비교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사결과 중국 경제개발구의 월평균 임금은 한국 돈으로 환산했을 때 15만6000원인 데 비해 한국 산업단지 공단은 141만5000원으로 중국의 9배 수준이었다.
또 중국의 연구개발 중심지인 중관춘(中關村) 과기원구의 평균 임금이 23만3000원인 데 비해 한국의 대덕연구단지는 250만원으로 10.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공단의 평균 m²당 토지 구입가격이 14만7000원인 데 비해 중국 개발구는 4만740원으로 땅값도 한국이 3.6배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중국 개발구에 입주한 기업이 내야 하는 법인세가 15%인 데 비해 한국의 공단은 27%로 12%포인트나 높았다. 또 중국 정부가 기업소득세율 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개정되는 세율도 24∼25%로 한국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공업용수의 가격은 중국 개발구의 t당 가격이 평균 292.8원, 한국의 공단은 292.0원으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하수처리비용은 중국 개발구가 t당 110.7원인 데 비해 한국 공단은 262.8원으로 중국의 2.4배 수준이었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국 개발구가 kWh당 평균 77.1원인 데 비해 한국은 44.6원으로 중국의 57% 수준에 그쳤다. 가스요금 역시 중국의 m³당 평균 단가가 457.1원인 데 비해 한국은 405.4원으로 중국의 88% 정도였다.
전경련 동북아팀의 정봉호(丁鳳鎬) 과장은 “한국의 산업단지 공단은 전력과 가스 가격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국의 경제개발구보다 경쟁력에서 열세를 보였다”면서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벌이는 동시에 한국이 우위에 있는 중간재 및 자본재 부문에서 지식과 기술격차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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