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美대통령 재선…케리 "분열을 치유할 시간"

  • 입력 2004년 11월 4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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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일 치러진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다.

부시 대통령은 13만여표 차이로 앞선 오하이오주에서 잠정투표 개표를 남겨놓은 가운데 3일 당선을 선언했고, 한때 “개표가 끝나지 않았다”며 불복하던 케리 후보도 3일 오전 11시경(미 동부시간)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패배를 인정하고 당선을 축하했다.

부시 대통령은 3일 대통령 당선 연설을 통해 대테러 전쟁을 강력하게 수행한다는 의지를 밝히고 분열된 미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빌딩 앞에 모인 수천명의 지지자들을 향해 “역사적인 지난 4년간 미국은 거대한 임무를 부여받았고 힘과 용기로 이에 직면해 왔다”면서 “훌륭한 동맹국들과 미국의 모든 자원과 국력을 동원해 테러와 싸워 우리의 아이들이 자유와 평화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그는 “미국은 스스로를 지켰고 모든 인류의 자유를 위해 봉사했다”며 “미군은 적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웠고 미국에 영광을 가져왔다”며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전쟁을 다시 한번 옹호했다.

그는 또 경제 발전, 세제 개혁, 사회 보장 개혁, 공립교육과 가정과 신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축하전화를 받고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케리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이 선거 유세에서 보인 ‘영감에 찬’ 노력에 대해서도 치하했다.

민주당 존 케리 후보는 4일 “이제는 분열을 치유할 시간”이라며 패배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존 애드워드 부통령 후보가 “부시 대통령이라면 끝까지 해볼 것”이라며 패배 인정을 만류했으나,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에 의해 결정돼야지 지리한 법적 소송이 결정할 일이 아니다”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그는 “우리는 모든 잠정투표를 개표한다고 해도 오하이오를 이길 수 없으며, 결국 이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보스턴에서 운집한 지지자들의 기립 박수 속에 시작한 연설에서 “미국은 통합돼야 하며 더 많은 온정을 간구하고 있다”며 “나도 당파적 분열에 다리를 놓기 위해 내 몫을 다할 것이니 여러분도 여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과 우리 가족의 생활에 진정한 변화를 추구했다"면서 "나는 지금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이 자리를 떠난다. 그 기도는 너무나 간단하다.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텔레비전에 생중계된 연설에선 “이 두 팔로 여러분을 한꺼번에 껴안고 싶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과 포옹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감사와 애정을 표현하면서 한 때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케리 후보는 이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위험스러운 분열상과 통합 노력의 절실함에 관해 얘기했다”면서 “미국의 선거에서 패자란 없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다음날 아침 깨어날 때면 우리 모두는 다시 미국인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열심히 싸운 만큼 결과가 약간 달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패배에 아쉬움을 표시한 뒤 “그러나 이제는 미국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공동의 목적을 찾는 게 우리의 의무이며, 후회나 분노, 증오를 갖지 말고 공동의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신념을 잃지 말라, 또 선거가 있을 것이며 그때 여러분의 노고와 표가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위로한 뒤 “앞으로 나는 지난 20년간 미국 메사추세츠주의 상원의원으로서 배운 삶의 원칙들을 지키기 위해 투쟁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동아닷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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