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機 여성테러범 2명, 뇌물 20만원주고 탑승

  • 입력 2004년 9월 16일 18시 10분


러시아 여객기 연쇄 폭탄 테러의 범인으로 지목된 2명의 체첸 여성 테러범은 뇌물을 주고 여객기에 탑승했다고 A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우스티노프 러시아 검찰총장은 “테러범들은 항공사 직원과 암표상에게 모두 5000루블(약 20만원)을 뇌물로 주고 2대의 테러 대상 여객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패한 공직사회가 테러를 키웠다”는 요지로 공무원사회의 부정부패를 지적한 뒤 나온 발표다.

테러범들은 티켓을 구입하기 전 수상하게 여긴 공항 경찰관에 의해 잠시 억류됐었지만 소지품과 짐 검사도 하지 않은 채 풀어준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뇌물을 받은 항공사 직원은 여객기가 공중 폭파된 뒤 체포됐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도모데도보 공항을 이륙한 여객기 2대가 거의 동시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90명 전원이 사망했었다.

한편 크리스 패튼 유럽연합(EU) 외교담당집행위원은 15일 체첸 갈등과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 있어서 인권을 해치는 강경책이 아니라 해법 마련에 치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회에서 “인권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러시아연방 정부의 유일한 대테러 대책이 크렘린의 권력 강화로 결론나지 않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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