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긴자’ 술집 마듬들 “밤이 무서워”

  • 입력 2004년 9월 4일 00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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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의 대표적인 고급 유흥가인 긴자(銀座) 거리에 ‘날치기 경계령’이 떨어져 술집 업주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영업을 마치고 밤늦게 귀가하는 술집 마담과 여 종업원의 핸드백만을 노리는 날치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긴자지역 1600여 유흥업소 주인들로 구성된 ‘긴자 사교요음(料飮)협회’는 자체 방범단을 구성해 이달 중순부터 순찰에 나서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후 긴자 일대에서 술집 여종업원이 핸드백을 날치기 당한 사건은 14건이며 피해 총액은 362만엔(약 3600만원)에 이른다.

협회측은 “피해를 보아도 ‘단골손님에게 새 물건을 사 달라고 하면 된다’고 생각해 신고를 안 한 마담이나 종업원도 적지 않다”며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밝혔다.

범행은 주로 술집 영업이 끝나는 오전 1시부터 4시 사이에 집중됐다.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나 드레스 차림으로 길가에 나와 택시를 잡으려는 여성이 범행 대상.

긴자의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버버리, 구치,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값비싼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을 들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범인들의 표적이 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일본 여성들의 유별난 명품 브랜드 선호 현상이 긴자의 날치기 범죄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고급 요정과 술집이 밀집해 있는 긴자 유흥가는 1990년대 들어 일본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위축 현상이 뚜렷했지만 최근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다시 흥청대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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