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타니, 사드르에 중재안 제시

  • 입력 2004년 8월 26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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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시아파 최고지도자 알리 알 시스타니가 26일 나자프에 도착해 강경 시아파를 이끌고 있는 무크타다 알 사드르와 나자프 사태 해결을 위한 대타협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시아파 수천명이 운집해 있던 나자프 북동쪽 쿠파의 한 사원에 대한 박격포 공격 등으로 4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시스타니의 나자프 방문은 미군과 이라크군의 공격으로 메흐디 민병대가 사실상 와해되기 직전에 이뤄졌다.

▽평화를 위한 첫발=심장병 치료차 영국에 체류 중이던 시스타니는 25일 이라크로 입국한 뒤 26일 전격적으로 나자프를 방문해 사드르와 협상에 착수했다. 시스타니의 나자프행에는 수천명의 시아파가 동행했으며 경찰은 시스타니의 나자프 자택 인근을 전면 통제했다.

시스타니의 측근 하메드 알 카파프는 “시스타니는 △메흐디 민병대 무장해제 △미군 나자프 철수 △이라크 경찰 치안 유지 △나자프 사태 피해자 보상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르는 메흐디 민병대에 대한 전면 사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과도정부 총리는 시스타니가 나자프에 도착한 시간부터 24시간 동안 휴전을 선언했다.

▽의문의 공격=시스타니가 나자프에 도착하기 직전 사드르가 매주 금요예배를 집전하는 나자프 인근 쿠파의 한 사원에 박격포탄이 떨어져 최소 61명이 숨지고 301명이 다쳤다고 이라크 보건부가 밝혔다. 박격포탄은 수천명의 신도들이 모여 있던 사원 안에서 터졌다. 미군과 이라크군은 즉각 공격을 부인했으나 시아파측은 이라크군을 비난했다.

또 쿠파에서 나자프 쪽으로 평화행진에 나선 군중을 향해 무장괴한들이 총을 난사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75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날 이라크 전역의 사원에선 “나자프로 모이라”는 시스타니의 전날 호소에 따라 무슬림들이 대거 나자프로 향했다. 이에 대응해 사드르측도 지지자들을 나자프로 집결시키고 있어 수만명의 양측 지지자들이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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