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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7월 8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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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아이오와 등 미국의 10여개 주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들을 콜센터 전화상담원으로 채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재소자 채용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효과가 인정돼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도소에 콜센터=오리건주 온타리오에 있는 스네이크 리버 교도소 한쪽에는 축구장만한 콜센터가 설치돼 있다. 교도소 당국이 1년여에 걸친 노력 끝에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이 콜센터에서는 재소자 85명이 전화상담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재소자들은 매일 아침 감방을 나서 바로 옆 ‘사무실’로 출근해 오전 7시반에서 오후 4시까지 일한다. 주말인 금요일에는 오전만 근무한다. 재소자들은 자문회사인 페리 존슨 사와 마케팅회사인 팀린 사를 위해 홍보 업무를 대행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재소자인 데이비드 데이는 하루 평균 400통의 전화를 걸어 한달에 200달러 정도를 받는다. 교도소 당국은 “콜센터 일을 한 뒤로 출소 후 재범률이 24%나 줄어들고 재소자간에 동료의식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1석3조 효과=기업들은 저비용으로 비교적 능력 있는 재소자들을 활용할 수 있다. 재소자의 하루 노역 비용은 시간당 11∼36센트 정도로 싸다. 또 최근 재소자들 중 비폭력사범들은 지적 능력도 남 못지않다.
비록 교도소 안이지만 국내에 일자리를 만든다는 효과도 있다. 콜센터는 지금까지 임금이 저렴한 인도나 필리핀 등지에서 외부조달(아웃소싱)함으로써 2005년까지 83만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나간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있었다.
공화당 의원들은 기업들이 저임금을 찾아 인도 등지로 일자리를 빼돌린다고 기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다. 게다가 인도에서는 콜센터 상담원 일이 시차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기가 시들해져 지원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예상 걸림돌=고객들이 흉악한 재소자들이 전화를 받는다는 점을 알면 꺼릴 가능성이 있다. 자칫 고객들에 대한 기업 이미지가 손상을 입을 우려도 없지 않다. 재소자들이 고객의 정보를 다른 재소자들에게 알려줘 뜻하지 않게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이 때문에 사기범들에게는 콜센터 상담원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통화 내용도 모두 녹음하는 한편 개인 고객보다는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하는 일감을 주고 있다. 잔여 형기가 1년 이상인 재소자들에게만 지원자격을 주기도 한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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