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제3후보를 막아라”…소비자운동가 네이더 출마조짐

  • 입력 2004년 7월 2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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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운동가 랠프 네이더의 미국 대선 출마를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네이더씨가 제3의 후보로 출마하면 민주당 존 케리 상원의원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유리하다는 전망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단체인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은 최근 공화당 지지단체들이 부시 대통령 재선을 위해 네이더씨를 불법 지원했다며 연방선거위원회(FCC)에 고발했다.

CRE는 오리건주의 2개 보수단체가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네이더씨 후보 지명대회에 참석해 청원서에 서명하도록 전화로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오리건주 대선 투표용지에 네이더씨의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 CRE는 부시 대통령 선거운동 자원봉사자들 역시 네이더씨를 지원했을지 모른다는 보도를 근거로 부시 대통령 선거팀도 고발장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네이더씨의 대변인은 “공화당 지지단체들이 우리 행사를 지원했다고 해도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네이더씨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 선거자금 감시 시민단체는 부시 대통령에게 후원금을 낸 사람 가운데 전혀 정치노선이 다른 네이더씨에게도 후원금을 낸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대선에서 왕성한 모금 활동을 한 공로로 부시 대통령 취임 후 아일랜드 대사를 지낸 억만장자 기업인 리처드 이건과 아들 부부는 2000달러씩을 네이더씨 후원금으로 냈고, 이건씨의 가족회사는 네이더씨의 최대 기부자 명단에 올라있다.

공화당측의 네이더씨 지원은 부시 대통령과 케리 상원의원의 접전이 예상되는 애리조나주와 위스콘신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진보적 성향의 네이더씨가 공화당 지지자들의 지원을 받고 극우논객 팻 뷰캐넌을 후보로 냈던 개혁당의 지지를 얻어낸 것은 위선적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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