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통령’ 그린스펀 5기임기 시작

  • 입력 2004년 6월 22일 19시 00분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1일 다섯 번째 임기를 공식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그린스펀 의장 임명 동의안이 17일 미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인준된 뒤 그린스펀 의장은 19일 콜로라도주에 있는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저택에서 딕 체니 부통령의 주재로 취임 선서를 했다.

FRB 의장 임기는 4년.

그린스펀 의장은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첫 임기를 시작한 1987년 ‘블랙 먼데이’로 불리는 세계 금융시장 붕괴로부터 미국 경제를 구해내 명성을 얻었으며 1991년부터 유례없는 호황 속에 17년 동안 미국 경제를 이끌어왔다.

1926년 뉴욕에서 주식중개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재즈 클라리넷 연주가 꿈을 접고 뉴욕대에서 금융을 공부한 뒤 금융 컨설팅업에 뛰어들었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후보의 경제자문역을 맡으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미국 단기금리 조정을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삼고 있는 그린스펀 의장은 2000년 말부터 미국경제가 침체 조짐을 보이자 단기금리를 40여년 만의 최저치로 유지해왔으며 최근 경기회복 국면에서 물가오름세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자 금리 인상 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그린스펀 의장의 재지명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위기상황에서의 현명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닷컴기업의 거품 붕괴, 2001년 이후의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그의 명성이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도 나온 바 있으며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는 “의장직을 너무 오래 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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