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부아디 축구협회장 “한국인은 동티모르 축구의 은인”

  • 입력 2004년 6월 22일 19시 00분


“한국은 우리의 가장 소중한 형제나라입니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둔치에 마련된 파크골프장. 김신환 감독(48)이 이끄는 동티모르 축구대표선수 15명이 신기한 표정으로 골프채를 휘둘렀다.

파크골프는 1983년 일본에서 시작된 신종 스포츠. 규칙은 일반 골프와 비슷하지만 장비는 감나무 재질 헤드의 클럽 1개와 플라스틱 공, 고무티 등으로 간단하다. 공을 하늘로 띄우지 않고 낮게 깔아서 치는 게 특징.

이날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파크골프협회가 2004순천평화축제에 참가한 뒤 국내에서 전지훈련 중인 동티모르대표팀을 초청해 이뤄졌다. 파크골프를 처음 해본 선수들은 9홀 코스를 돈 뒤 “축구만큼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

축구는 동티모르의 최고 인기 스포츠. 99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동티모르 인구 78만여명의 절반가량이 축구를 즐긴다. 그러나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축구환경은 열악해 관중석을 갖춘 경기장은 수도 딜리에 한 곳뿐. 올 5월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한 뒤 FIFA의 도움으로 겨우 축구대표팀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대표팀의 두 번째 감독으로 동티모르의 축구 영웅. 2002년 사업차 들른 동티모르에서 유소년팀을 창단, 올 3월 일본 리베리노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시키자 축구협회측이 김 감독에게 성인대표팀까지 맡겼다.

선수들과 함께 방한한 프란치스코 갈부아디 동티모르축구협회장(48·사진)은 김 감독을 향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채 ‘우리의 형제(Our brother)’라며 고마움을 표시하기에 바빴다. 샤나나 구스망 대통령과 함께 독립운동을 했다는 갈부아디 회장은 “김 감독이 지도한 뒤 동티모르 축구가 동네축구 수준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팀 내 최연소 선수인 데아만티누(17)는 “열심히 배워 한국 프로축구팀에서 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파크골프, 너무 재밌어요.” 김신환 감독이 이끄는 동티모르 축구대표팀 선수 15명이 2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 한강둔치에 마련된 파크골프장을 찾아 파크골프 체험을 했다. 파크골프에 열중하고 있는 선수들의 표정이 아주 진지하다.-박주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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