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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19일 0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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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카소네 전 총리는 25일 발매 예정인 자서전 ‘자성록-역사법정의 피고로서’에서 “현실적인 필요성을 떠나 일본의 능력을 시험적으로 계산하는 차원에서 독자적인 핵무장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며 핵개발 비화를 밝혔다.
일본이 핵무장 가능성을 본격 검토한 시기는 그가 방위청장관으로 재직하던 1970년. 나카소네 전 총리는 한일병합을 주도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손자가 방위청 연구관으로 핵개발에 열성인 사실을 알고 그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을 모아 핵 무장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 등에 대한 연구를 시켰다고 회고했다.
연구팀은 당시 금액으로 2000억엔(약 2조원)을 투입하면 5년 안에 일본이 보유한 자체 기술만으로 핵무기 개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해 비밀리에 핵실험할 장소를 확보할 수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일본 정부는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 일관되게 부정해왔으며 이 원칙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일본에 제공해온 ‘핵 보호’를 그만두려 할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그때는 일본도 핵 무장을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의 과학기술 수준과 군사력 등을 고려할 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만들 능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2002년 초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이라고 핵을 갖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한국 중국 등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일본은 미국 프랑스에 이은 세계 3위의 원자력발전 대국으로 52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영, 대량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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