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이라크 소년 눈 수술 후 퇴원

  • 입력 2004년 6월 14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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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란 속에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던 모하메드군(10)이 일본에서 눈 수술을 성공리에 마치고 14일 퇴원했다.

소년을 도우려 이라크에 갔다가 바그다드 교외에서 5월27일 무장 세력에 피살된 자유기고 사진기자 고 하시다 신스케(橋田信介·61)씨의 소망이 이뤄진 것.

모하메드군은 하시다씨의 유족과 시즈오카(靜岡)현 누마쓰(沼津)로터리클럽 회원들의 도움으로 일본에 도착해 11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염증이 없는 등 경과가 좋아 사흘만에 퇴원하게 된 것.

선그래스를 끼고 병원 문을 나서던 모하메드군은 마중나온 시민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활짝 웃어보였다. 모하메드군은 이어 숙소로 찾아온 고 하시다씨의 부인 사치코(幸子·50)씨를 만나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의료진은 파편으로 상한 왼쪽 눈의 수정체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실시했다. 순조롭게 회복중이며 몇 달 뒤면 콘택즈 렌즈를 사용, 시력을 되찾게 될 전망이다.

고 하시다씨는 30여년간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을 취재해온 전쟁사진 전문가로 올해 3월 이라크 취재중 소년의 아버지를 우연히 만나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모하메드군을 데리고 이라크를 떠나기 사흘 전 차량 이동 중 피살됐다.

NHK 아나운서 출신의 부인 사치코씨는 남편의 유해가 일본에 도착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념대로 살다 간 남편은 행복한 사람"이라며 꿋꿋한 모습을 보여줘 보는 이들을 감동시켰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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