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원더풀! 세계의 비경]스쿠버다이빙의 천국 ‘팔라우’

  • 입력 2004년 5월 19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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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산호모래 해변에 야자수 우거진 팔라우 록아일랜드의 한 무인도. 관광객들은 이 섬에서 스노크링을 하면서 바비큐도 즐긴다. 조성하기자
새하얀 산호모래 해변에 야자수 우거진 팔라우 록아일랜드의 한 무인도. 관광객들은 이 섬에서 스노크링을 하면서 바비큐도 즐긴다. 조성하기자
1493년. 그러니까 아메리카 대륙이 콜럼버스가 개척한 ‘인도항로’를 통해 유럽에 처음으로 알려진 그 이듬해. 교황 알렉산더6세(1442∼1503)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 양대 가톨릭국가가 앞으로 찾을 신세계를 두고 벌일 영토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 묘안을 짜낸다. 그리고 지구의를 가져와 동서로 두 동강을 내는 선을 남북으로 그은 뒤 이렇게 선언한다. ‘하느님의 권위를 대신하여 동편은 포르투갈, 서편은 스페인에게 위탁하노라’.

그 선은 남미대륙을 동서로 나눴고 이것이 남미에서 유일하게 브라질만 포르투갈어를 쓰게 된 이유다. 물론 브라질 서쪽, 그러니까 오세아니아(대양주)의 섬은 모두 스페인 영토가 되는 셈. 마닐라와 괌, 그리고 파푸아뉴기니를 잇는 삼각형의 중앙에 위치한 캐롤라인제도 서쪽 끝에 300여개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팔라우 역시 이런 칙령에 따라 영문도 모른 채 스페인 영토로 편입된다.

스페인이 팔라우를 실제로 지배하기 시작한 것은 1885년. 그러다 1899년 독일에 팔아넘긴다. 섬은 독일이 1차대전에서 패하자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일본에 넘겨지고(1919년) 2차대전에서 일본이 패하자 유엔의 신탁통치령에 따라 미국의 통치권에 들어간다.

그러다 독립한 것이 1994년. 향후 15년간 5억 달러 원조를 조건으로 50년간 미군의 섬 진주를 허락하며 자국의 국방 권을 미국에 맡기는 ‘자유연합협정’을 맺으면서다. 인구 2만 명의 팔라우는 230여개 유엔 가입 국가 중 인구가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과 팔라우의 깊은 인연

북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는 우리와 아무 연관도 없을 듯 보인다. 그러나 들춰보니 그렇지도 않다. 모진 인연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반세기나 이어져왔다. 태평양전쟁 당시 남양 군도의 이 섬에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수많은 한국인이 인연의 고리다.

그 흔적은 지금도 뚜렷하다. 징용한국인이 건설한 섬과 섬을 잇는 다리 ‘아이고 브리지’가 그 것. 매일 밤 한국인 숙소에서 ‘아이고’ 소리가 들려와 이렇게 불리게 됐다니 당시 고초가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 그런 곳에서 ‘정신대’를 주제로 누드사진을 찍었으니…. 그 여성탤런트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질 법도 하다.

그런 인연 때문일까. 섬에는 한국인이 예상보다 많다. 무려 80여명이나 된다. 새 수도 건설을 위한 국가 도로망 구축공사를 맡은 대우건설 현장근로자도 있다. 한국식당도 2곳, 건설회사 대형슈퍼마켓 등을 거느린 한파그룹이라는 기업집단도 있다.

● 팔라우 들여다보기

300여개 섬 가운데 유인도는 8개뿐. 전인구의 90%가 국제공항이 있는 수도 코로르에 몰려있다. 국가의 문명척도 가운데는 도로도 있다. 팔라우 도로의 총연장은 61km, 포장도로는 36km 뿐이다. 가장 번화한 코로르 중심가도 왕복2차선 포장도로뿐. 대법원 국회의사당 정부청사(문부성 재무성 등등)가 모두 이 도로변에 있다. 한국식당은 의사당 앞에 있다. 대통령 집무실은 면사무소를 닮았는데 경비원도 없다.

호젓한 시골마을을 연상시키는 소박한 모습의 팔라우. 그러나 관광 시스템만큼은 미국식으로 잘 짜여 있다. 지난 반세기 미국 통치하에서 습득한 것이다. 대표적인 관광지 록 아일랜드의 유지 관리 및 운영(섬 출입, 선착장 및 선박관리 및 통제, 낚시 다이빙 허가 등)은 미국 기준 그대로다. 따라서 자연보호와 관광객의 안전만큼은 수준급. 공용어는 영어, 화폐도 미국달러화를 사용한다.

● 허니문과 스쿠버다이빙의 파라다이스

팔라우를 찾는 외국 관광객은 연간 7만5000명. 항공편(정기 및 부정기 전세기)이 오가는 괌, 일본, 마닐라, 타이완에서 온다. 일본인과 미국인(괌 주재 미군 및 필리핀 경유 미국인) 가운데는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이가 많다. 블루코너 블루홀, 뉴드롭 등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심해다이빙 포인트.

한국 국적기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9일부터 주 2회 운항(수 토요일 오후 9시20분 인천공항 출발)중. 하나투어의 전세기로 6월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운행된다.

● 여행정보

▽팔라우 △위치=북위 7도30분, 동경 133도30분 △시차=없음 △기후=열대해양성+몬순. 연평균 기온 27도, 습도 82% △세관검색=허용치(술 1병, 담배 1볼륨)를 철저히 검사 △공항이용료=20달러 △숙박=팔라우퍼시픽리조트(palau.palaupacific.com)가 가장 고급. 전용 비치와 선착장이 있다. 웨스트플라자(www.wphpalau.com) 체인 호텔(5개), 코코로호텔, 아이라이뷰호텔 등 △팁=미국처럼 의무사항은 아님.

▽홈페이지(영어) △정부 관광국=www.visit-palau.com △미크로네시아 관광정보=www.destmic.com/palau.html △론리 플래닛=www.lonelyplanet.com/destinations/pacific/palau △미국 PBS= www.pbs.org/edens/palau

▽팔라우전세기 패키지 △아시아나항공 직항 편을 이용하는 편리한 패키지. 일정은 △4박5일(수요일 출발·99만∼129만원) △5박6일(토요일 출발·109만∼149만원) 두 가지. 허니문 패키지(5박6일 일정·149만, 169만원)에는 괌PIC 숙박권(3박)이 덤으로 얹혀진다. 예약 및 문의는 하나투어리스트(www.hanatour.co.kr) 1577-1212

북태평양팔라우=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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