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투자 ‘빨간 불’

  • 입력 2004년 5월 3일 17시 36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긴축정책 발언에 따른 ‘차이나 쇼크’로 중국 부동산투자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3일 외신과 부동산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 총리의 긴축 발언에 이어 중국 국무원 산하 은행업 감독관리위원회가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한 5대 업종에 부동산업종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중국 당국의 조치는 올해 4월 13일 열린 전인대 상무회의에서 이미 예고됐던 사안이다.

이 회의에서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이미 허가가 났거나 추진 중인 개발사업 재검토 △향후 개발할 사업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내용의 결정이 내려졌던 것.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부동산에도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 부동산개발은 앞으로 추진될 개발계획은 물론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중국 부동산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상하이 푸둥지역의 사무실은 약 40% 정도가 빈 방으로 남아 있고, 동북지방의 아파트도 20% 정도는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특히 이제까지 중국 은행은 외국인에게 담보의 70% 정도를 대출해 주었으나 앞으로 대출을 동결할 예정이다. 기존 대출에 대해서도 연장이나 추가대출이 어려워져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던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의 박준희 강사(중국부동산학)는 “이미 상하이 등 개방 개혁이 빠르게 진행된 곳에는 한국인들도 부동산시장에 많이 투자했다”며 “수익률이 떨어지는 아파트를 한국인들끼리 서로 매매하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 거래도 적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부동산투자 열기가 당분간 상당 폭 가라앉을 것”이라며 “중국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특히 ‘묻지마 투자’는 절대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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