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日 미야자키… 계곡과 폭포 사이, 스릴이 흐른다

  • 입력 2004년 4월 2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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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의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의 명소. 신화의 고장 다카치호 협곡.
산과 바다의 자연풍광이 아름다운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의 명소. 신화의 고장 다카치호 협곡.
우선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미래소년 코난’ 등을 만든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작가)와 규슈의 미야자키(宮崎)현은 서로 아무 관련이 없음부터 밝혀둔다. 미야자키의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요즘은 미야자키현 이야기만 들어도 그부터 떠올리는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규슈 동남쪽 태평양변에 있는 이곳은 연평균 기온이 섭씨 17도의 아열대 기후대. 워싱턴 야자수가 거리를 장식한 이곳은 ‘피닉스 시가이아’라는 이름의 골프장과 ‘오션 돔’이라는 천장 개폐식 실내해변 건물까지 갖춘 거대한 리조트가 들어선 후 한때는 ‘일본의 하와이’로 각광받던 곳이다.

2001년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고 이듬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까지 참가했던 일본 PGA투어 ‘던롭 피닉스’가 시가이아에서 열린 뒤 미야자키는 골프 명소로 새롭게 자리매김을 했다. 그러나 미야자키의 진짜 매력은 장장 400km에 이르는 굴곡진 태평양 해안과 현 면적의 76%를 차지하는 숲이 우거진 산악 등 천혜의 자연. 미야자키의 산과 바다를 두루 섭렵하는 여행지로 안내한다.

○ 다카치호(高千穗)

폭포가 걸쳐 있는 좁은 바위 협곡 아래 강을 3인승 보트로 통과하는 다카치호 협곡투어. 여기가 일본인가 싶을 만큼 그 경관은 특별했다. 협곡의 바위 틈 아래 물로는 햇빛조차 잘 닿지 않는다. 틈이 좁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협곡을 형성한 바위 위로 숲이 울창하기 때문이다. 협곡의 바위는 모두 화산암. 굳은 용암지대가 고카세강에 의해 침식되어 형성된 계곡이다.

다카치호를 찾는 일본인이 많지만 그들의 관심사는 협곡이 아니다. 이곳에 얽혀 있는 일본의 신화다. 매일 밤 다카치호 신사 앞에서는 요카구라(夜神樂)라는 예식이 펼쳐지는데 그 현장은 아마노이와토(天岩戶) 동굴이다. 모두 일본 고대신화에 등장할 만큼 다카치호는 일본 신화의 고장이다.

신화의 내용은 이렇다. 창조주 이자나기의 눈에서 꺼낸 태양의 신 아마테라스와 코에서 꺼낸 폭풍의 신 스사노오의 반목이 절정에 달해 어느 날 아마테라스는 동굴에 숨는다. 그러자 세상은 암흑천지로 변했고 800만 신은 아마테라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춤을 추며 축제를 펼쳤다. 그 춤이 가구라(神樂)다. 아마테라스가 숨었다던 아마노이와토 동굴은 신사 뒤편에 있다. 신사나 동굴 주변은 경치가 좋아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밀집한 수림의 깊은 계곡을 잇는 높이 142m의 대적교.

○ 아야(綾)의 대적교

아야는 미야자키시를 서에서 동으로 관통해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오요도강 상류의 수림 울창한 산악. 걸어서 건너는 출렁다리로는 도보용 현수교 중 지면으로부터 높이가 세계 최고(142m)란다. 다리로서의 기능보다는 계곡 풍광을 감상하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이 다리(길이 250m)는 우리 영화 ‘흑수선’에도 등장한다.

그러나 남자들은 현수교보다 아야의 슈센노모리(酒泉の杜)를 더 즐기는 듯하다. 이곳은 일종의 ‘술 테마파크’. 소주 청주는 물론 맥주 와인까지 있다. 물이 맑아 양조업이 발달한 미야자키를 대표하는 곳이다. 이 술은 둘러보면서 시음도 하고 살 수도 있다. 유리공방 식당에 온천탕과 전통 여관까지 있다. 이 온천탕에는 ‘사케 부로’라는 청주를 섞은 온천탕도 있다.

대규모 리조트 시가이아의 인공해변 오션돔.

○ 오션 돔(Ocean Dome)

가로 300m, 세로 100m, 높이 28m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해변까지 갖춘 실내 바다다. 천장은 슬라이드 식으로 개폐된다. 겨울에는 닫고 여름에는 연다. 해변처럼 모래밭이 있고 실내 바다에서는 인공 파도도 탈 수 있다. 파도 종류가 200가지나 된다.

○ 스파

45층 규모의 셰러턴리조트의 호텔 39층. 창밖으로 골프장과 해안, 그리고 태평양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이 층 전체가 스파 시설이다. 피부 마사지를 받기 위해 침대에 엎드려 고개를 젖히자 그 바다와 하늘이 정확히 반씩 눈에 들어온다. 절로 기분이 평안해진다.

○ 여행 정보

△항공편=아시아나항공 직항편이 주 3회 운항 중. 1시간30분 소요.

△셰러턴리조트=www.seagaia.co.jp/index_j.htm

△미야자키현(www.pref.miyazaki.jp), 한국사무소 02-736-4755

글·사진=천세리 프리랜서 트래블라이터

www.1000s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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