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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9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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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는 8일 리처드 롤리스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副)차관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갖고 인질 구출을 위해 일본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자위대 철수를 우려하던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일 정부의 철수 거부 원칙을 크게 환영했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 외상은 9일 오전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자위대가 인도 재건지원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이라크인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며 철수 요구를 거부했다.
일 정부는 이날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을 책임자로 하는 인질 구출 대책반을 가동했다. 이와 함께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외무 부대신 등을 이날 오전 이라크 인근 요르단으로 급파해 납치범들과 접촉을 시도하도록 했다.
또 일 정부는 추가 납치극에 대비해 취재진 등 이라크 내 모든 일본 민간인들에게 출국을 권고했다.
방위청은 사마와에 주둔중인 육상자위대 활동을 취재해온 일본 보도진 53명 중 20여명이 인질극 소식이 전해진 뒤 주둔지 내로 피신해 있다고 9일 밝혔다.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은 석방된 한국인 목사들이 국제통화에서 "요르단을 떠나 바그다드로 가다 8일 오전 10시 반(한국 시간 오후 3시 반) 무장세력의 검문을 받고 납치됐는데 바로 앞서 가던 차량에서 여성을 포함한 동양계 3∼6명이 끌어내려지는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고 9일 전해 이들이 일본인 인질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라크 파병을 반대해온 연립여당 공명당과 사회당 공산당 등 야당, 피랍일본인 가족 등은 "명분 없는 파병 때문에 민간인들이 인질로 잡힌 것"이라며 이들을 구하기 위해 자위대를 즉각 철수시킬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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