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않는 알 카에다…지도부 75% 제거돼도 공백 메워

  • 입력 2004년 3월 24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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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를 비롯한 국제테러조직이 ‘아메바식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소탕작전으로 주요 지도부는 와해됐지만 신생조직이 속속 생겨나고 세대교체로 지도부 공백이 신속히 메워지는 등 끈질긴 자생력을 갖췄다는 지적이다》

▽알 카에다의 복원력=뉴스위크 최신호는 ‘오사마 빈라덴이 회장이라면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최고경영자(CEO)’라고 비유했다. 알 카에다를 다국적 테러기업으로 보고 1, 2인자의 역할을 설명한 것. 이집트 법정에서 알 자와히리를 변론했던 한 변호사는 “알 자와히리는 두뇌, 빈라덴은 몸통”이라고 표현했다.

뉴스위크는 알 자와히리가 체포되거나 피살돼도 알 카에다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 자와히리는 1998년 자신이 창설한 ‘이슬람지하드’를 빈라덴의 알 카에다와 합친 뒤 케냐 및 탄자니아의 미국대사관 폭탄테러를 주도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제거’되더라도 다른 인물들이 뒤를 이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알 카에다는 이들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조직이라는 것. 미국의 공격으로 지도층 75%가 사라졌지만 놀라운 복원력과 지도층 충원능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포스트 알 카에다’=타임은 전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자행하는 조직을 더 이상 알 카에다 하나로만 단정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테러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알 카에다에서 ‘분화’된 신생조직들 때문이라는 것.

알제리 이집트 시리아 등에 본거지를 둔 이들 조직은 알 카에다의 목표를 추종하면서도 행동은 독자적이다.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폭탄테러 용의자들 역시 93년 아프가니스탄전쟁 참전자들로 이뤄진 ‘모로코이슬람전사단(GICM)’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마드리드 열차폭탄테러 계획을 모의하는 동안 각국 정보당국에 포착되지 않는 능력을 발휘했다. 또 다른 테러목표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안보 및 정보조정관인 데이비드 오만드는 22일 “일부에선 알 카에다가 이미 차세대 테러리스트들을 육성했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신생조직은 화학 및 생물무기 획득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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