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박사, 돈으로 核유출 입막음”…범죄 은폐위해 거액뿌려

  • 입력 2004년 2월 1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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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자신의 핵기술 암거래 사실을 감추기 위해 정부예산을 유용하면서 친구나 동료 과학자들에게 수십만달러씩 제공했다고 파키스탄 정부 관리와 과학자들이 밝혔다.

이슬라마바드 소재 쿠아이드 이 아잠대 물리학 교수인 페르베즈 후드보이 박사는 16일 “그에게 세미나 또는 딸의 결혼식에 참석해달라는 편지를 보내면 때때로 5만달러나 10만달러짜리 수표가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때 파키스탄 핵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파르하툴라 바바르 의원은 칸 박사가 정부 자금 지출에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었으나 핵개발 프로그램 자체가 비밀리에 진행됐기 때문에 정부의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1971년 이후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 추진에 50억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칸 박사가 이 가운데 얼마나 사용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학교운동장이나 대학 강당 건설비 등으로 거액을 내놓기도 했고, 아프리카 말리의 팀북투에서 호텔을 인수하는 등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그가 정부로부터 받은 월급은 2000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칸 박사의 정부 돈 유용 혐의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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