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새벽에 갔다 온다…23만원으로 ‘올빼미 일본여행’

  • 입력 2004년 2월 4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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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한 켤레 값으로 떨어진 항공 운임.’ 최근 유럽 도이체브리티시항공의 경영자가 한 말이다. 유럽 도시간 항공 운임이 단돈 20유로(약 3만원)까지 떨어진 현실을 말한 것이다. 초저가 운임 항공사의 출현으로 지각변동급 변화가 일고 있는 지구촌의 항공업계.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인천∼도쿄 항공료(국적 항공사의 정상가격은 50만원대)를 절반 이하에 제공하는 일본 항공사 2곳이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지 벌써 2년5개월째다.》

한일노선의 초저가 운임 항공사는 전일본공수(ANA)와 스카이마크항공. 심야 운항 전세기로 인천공항과 하네다공항을 주 1∼3회 운항 중이다. 가격은 20만원대(21만∼27만원).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파격적인 가격이다.

그것은 ‘심야운항’이라는 악조건 스케줄 덕분에 가능하다. 주말 편(1박3일 일정)의 경우 인천공항 출발은 토요일 오전 3시, 하네다공항 도착은 오전 5시다. 귀국 편은 일요일 오후 11시30분 하네다공항을 출발해 월요일 오전 2시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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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다행은 0시30분까지 인천공항에 도착해야 하고 귀국편 승객은 오전 5시경에나 귀가한다. 이 때문에 오가는 날은 밤잠을 설치기 마련. ‘동경 올빼미’(스카이마크), ‘ANA 반딧불’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고생에도 불구하고 심야 전세기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주말에 큰돈 들이지 않고 도쿄여행을 즐기는 시(時)테크형이라는 매력 덕분. 탑승객은 주로 20대 여성. 전체적으로 여성이 80%를 차지한다. 유학생 자녀 뒷바라지하느라 김치 나르는 부모부터 일본만화나 새 게임팩 사러 가는 10대, 전자상가나 아웃렛에 쇼핑가는 30대도 있다.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이들은 여행사 홈페이지에 소개된 체험기나 여행 책자, 여행사에서 나눠주는 정보지 등을 참고해 전철을 타고 도쿄와 인근을 누빈다.

탑승객은 운항스케줄(하네다공항 기준으로 토요일 도착, 일요일 출발) 상 도쿄 1박이 필수. 그래서 95% 이상이 ‘항공권+숙박권(1박 1조식)’으로 구성된 에어텔을 구입한다. 가격(1박3일 일정)은 스카이마크 23만∼50만원(숙소 등급별), ANA 29만9000원(토요일 출발 32만9000원). 교통비 식비 등 일체의 여행경비는 여행자 몫이다. 경비는 대개 1만∼1만5000엔 정도가 든다.

심야 전세기 승객은 한국인만이 아니다. 한국인이 내리면 다시 일본인을 태우고 출발하는 교차 수송 방식으로 주말마다 양국을 오간다. 일본인 역시 ‘서울 올빼미’투어를 즐긴다. 일본인이 주로 찾는 곳은 남대문 동대문시장과 서울 시내 관광지, 한국인이 주로 찾는 곳은 도쿄 시내와 닛코, 하코네, 요코하마 등지다.

최근에는 심야 전세기를 활용한 기발한 여행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행박사의 ‘나가노 올빼미 스키’(1박3일)는 단돈 44만9000원으로 셔틀버스로 네 시간 거리의 시가고원과 기타시가고원(나가노현)에서 1박2일 스키를 즐기는 패키지. 일본 최고이자 최대 규모의 스키장을 이런 가격으로 찾기란 불가능할 만큼 파격적이다.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심야 전세기 여행 정보▼

▽항공사=홈페이지에 상세한 정보가 게재 되어있다. 현재 2월 항공편 좌석은 스카이마크는 예약이 거의 동났고 ANA는 토요일은 매진, 금요일은 80%, 월요일은 50%가 예약된 상태.

△스카이마크(www.skymarkair.co.kr·02-2652-3361) △ANA(www.anakorea.co.kr·02-752-5500)

▽에어텔 패키지 △도쿄 올빼미투어(1박3일 일정):㈜여행박사(www.tourbaksa.co.kr·02-730-6166, 7)

△ANA 반딧불여행:1박3일, 2박4일(39만9000원), 3박5일(44만9000원). ㈜여행나비(www.travelnavi.co.kr·02-777-4321)

▽나가노 올빼미 스키투어(1박3일 일정)=44만9000원. 올림픽 개최지인 시가고원 스키장에서 이틀간 스키를 즐긴다(호텔 1박2식 제공). 하네다∼나가노 셔틀버스 제공. 리프트권 및 점심식사만 부담. ㈜여행박사(www.tourbaksa.co.kr·02-730-616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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