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1월 28일 18시 1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아시아나항공기로 찾은 도야마(富山). 동해에 면한 바닷가 현이다. 바다 반대편은 기타알프스의 험준한 산악. 공항터미널 밖에 나오니 보도 턱 구멍에 걸린 물줄기가 도로면을 적신다. 눈 녹이는 장치라니 얼마나 눈이 많이 오는지 알겠다.
●동계올림픽 개최… 2000m급 설산에 스키장 곳곳
![]() |
따뜻한 해류와 차가운 기단이 만나 엄청난 눈을 퍼붓는 일본의 동해안. 눈 많은 도야마 니가타 야마가타 아오모리 네 현은 이 동해에 면해 남북을 잇는 호쿠리쿠(北陸)고속도로로 연결된다. 그중 나가노현을 보자. 북으로 니가타, 서로 도야마와 접한 기타알프스 산악천지의 내륙. ‘길 장(長)에 들 야(野)’라는 이름은 산의 바다 한가운데 길게 뻗은 들판에서 왔다.
스키천국 나가노현. 그중 최고는 올림픽 경기장이었던 시가고원과 하쿠바핫포. 나가노시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마주한 산악에 깃든 이 눈마을은 모두 ‘마운틴 식스’에 든다. 도야마공항에서 200km, 자동차로 2시간30분 거리(서울과 용평리조트 거리)의 시가고원을 찾아 떠난 길.
평야의 나카노(中野)시를 지나 292번 지방도를 따른다. 여기부터는 야마노우치마치(町·행정단위). 신슈조신에쓰고원 국립공원에 속한 시가고원 초입이다. 1300년 역사의 유다나카와 시부 등 온천 마을을 지나자 급경사 꼬부랑 산길이 시작된다. 2000m급 산악 다섯 개를 중심으로 발달한 고원 곳곳에 포진한 스키장 21개와 온천마을을 연결하는 장장 47km의 산악도로다.
첫 번째로 지나는 곳은 온천마을 마루이케와 하스이케. 주변에는 스키장이 3개나 있다. 다음은 시가고원 최고봉 요코테산(해발 2305m)자락의 온천마을 기도이케와 구마노유. 스키장은 6개. 마루이케를 지나 이어지는 데라고야산(해발 2125m)자락에는 터널이 3개나 있다. 스키장은 터널 아래 계곡에 3개, 다카마가하라∼이치노세 양편 산등성에 7개. 이치노세를 지나면 오쿠시가. 여기에 2개가 더 있다.
‘시가고원에서 스키를 못 타면 일본 어디서도 스키를 못 탄다.’ 해발 1300∼2300m에 이르는 시가고원 스키장의 풍부한 눈을 두고 한 이 말. 지구온난화로 강설량이 줄어드는 추세라고는 해도 예서 눈 걱정은 아직은 기우다. 제설기도 필요없다. 눈 내리는 날의 시가고원. 그 풍경은 천국을 닮는다. 아름드리 침엽수의 튼튼한 가지가 눈 무게를 못 이겨 부러질 만큼 풍성한 눈. 그 풍광에 스키 타는 재미마저 잊는다.
●인근 1300년 된 온천마을… 스키후 피로풀기 안성맞춤
요코테산과 데라고야산의 정상. 그 앞에 펼쳐지는 기타알프스의 설산 풍광 역시 따로 돈을 받아야 할 정도다. 유럽 알프스의 풍광에 손색이 없다. 뒤덮인 눈으로 수형을 알아볼 길 없는 산정의 ‘주효(樹氷)’ 또한 특별한 자연의 선물이다. 그 주효가 숲을 이룬 설원에서 다운힐은 시가고원이 주는 보너스다. 그리고 또 하나. 75개 리프트(곤돌라 4개 포함)와 셔틀버스로 연결된 고원의 21개 스키장을 스키로 두루 섭렵하는 ‘스키투어’도 기억하자. 나의 스키 역사에 길이 기억될 빛나는 체험이 될 테니.
글·사진=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1600m 고지에 '스키천국'▼
●시가고원 스키장의 특별한 매력 세 가지
![]() |
21개 스키장이 리프트(곤돌라 포함)와 셔틀버스로 연결된 이 곳은 일본 700여개 스키장 가운데 규모면에서 최대. 지난 시즌에는 120만명이 찾았다.
일본 최고라는 명성을 얻은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그 중 으뜸은 고지대라는 점. ‘해발 1300∼1600m’ 높이의 베이스는 보통의 일본 스키장(500m내외)과 비교를 거부한다. 베이스가 높으면 그만큼 눈이 많다는 것. 따라서 자연설에서 스키를 즐기며 눈 내린 직후에는 파우더 스키도 가능하다.
두 번째 이유는 무려 21개 스키장이 포진한 초대형 규모. 상급자도 이틀 만에 모든 스키장을 섭렵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넓다. IC칩이 내장된 리프트패스로 총 75개 리프트를 이용, 21개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는 편리함 또한 매력이다. 리프트로 연결되지 않는 곳은 셔틀버스를 이용하는데 버스에도 리프트패스가 통용된다.
이런 편리한 시스템 덕분에 ‘스키투어’라는 명물도 태어났다. 고원의 21개 스키장을 두루 섭렵하면서 시가고원의 설원을 여행하는 것으로 각 스키학교측도 요즘은 스키투어를 겸한 원 포인트 레슨방식의 강습을 펼친다. 스키투어를 안내하면서 도중에 스키 기술을 가르치는 것.
‘챌린지 카드’는 스키투어를 활용한 시가고원만의 특별한 이벤트. 이틀 동안 75개의 모든 리프트를 탑승한 스키투어객에게 완주 기념품을 주고 그 중 1명을 추첨을 통해 선발해 100만엔(약 1100만원)을 지급한다. 숙박객만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자는 리프트 탑승 전 카드에 스탬프를 찍어 탑승 사실을 확인받아 제출한다. 지난해 완주자는 5000명.
세 번째 이유는 편의성. 스키장 3∼7개가 포진한 고원의 스키마을은 모두 산악도로로 연결되고 각 스키장 역시 숙소에서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인데다 이웃한 스키장 역시 리프트로 연결된다. 또 천연온천도 곳곳에 있어 스키와 온천을 두루 즐기는 것도 매력. 아시아나항공의 도야마 직항편(1시간40분 소요)과 도야마공항까지 200km를 운행하는 셔틀버스(3시간 소요)로 한국 스키어들도 편히 오갈 수 있다.
●시가고원 스키여행 정보
◇스키장 ▽위치=나가노현 동북부의 조신에쓰고원 국립공원. 나가노시 39km, 도야마공항 200km ▽역사=일본 최초 리프트 설치(1947년) 스키장. 나가노 동계올림픽 당시 스키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및 스노보드 경기 개최 ▽시즌=11월∼5월 ▽스키 전용=21곳 중 3곳(구마노유 요코테산 오쿠시가) 스노보드 활주 금지 ▽스노보드 파크=간바야시(올림픽 하프파이프 경기장), 이치노세(노스파크 쿼터파이프) ▽숙박업소=호텔 여관 100개
◇온천=고원 초입의 유다나카·시부 온천마을과 별도로 고원 스키장 지역에 6곳(기도이케 호타루 구마노유 홋포 마루이케 시가야마) 있다.
◇홈페이지 ▽시가고원=www.shigakogen.gr.jp(영어·일본어) ▽야마노치 마치=www.town.yamanouchi.nagano.jp
●시가고원 스키패키지
아시아나항공편(인천↔도야마)으로 오가며 시가고원 스키마을에서 숙박하는 패키지(3박4일)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뵀다. 출발은 월, 수요일, 스키는 하루와 반나절 즐긴다. 가격은 59만9000원. ㈜여행박사(www.tourbaksa.co.kr) 02-730-6166, 051-442-1451
나가노현 야마노우치마치=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