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첫 퍼스트레이디 롤로프스, 미모에 6개국어 구사

  • 입력 2004년 1월 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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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사카슈빌리 신임 그루지야 대통령(36)의 부인인 산드라 롤로프스 여사(35)가 ‘카프카스의 힐러리’라는 애칭을 얻으며 세계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옛 소련 지역에서 첫 외국계 퍼스트레이디가 됐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옛 소련 국가 최고지도자 부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당선 소감을 발표하는 남편 옆에 선 롤로프스 여사는 사진기자들의 끊임없는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어깨를 덮은 생머리에 매력적인 초록색 눈을 가진 롤로프스 여사의 미모는 단연 돋보였다. 수수한 차림으로 육아와 살림에만 전념하는 다른 옛 소련 국가 퍼스트레이디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젊고 세련된 전문직 여성의 이미지였다.

그녀는 6개 국어를 구사하는 국제투자 상담가이다. 기자회견장에서 유창한 그루지야어 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로 번갈아가며 대답하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외부활동은커녕 언론에 노출되는 것조차 피하는 옛 소련 지역 다른 국가 지도자 부인들과 달리 롤로프스 여사는 지하철역에서 직접 선거전단을 돌리고 TV 대담에도 나가는 등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 부부는 1993년 프랑스 유학 시절 만났다. 이후 미국에서 살다가 2000년 그루지야로 왔다.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남편이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귀국했기 때문이었다.

롤로프스 여사는 법무장관과 야당지도자를 거치며 정치적 야망을 펴나가는 남편을 돕는 한편 고국 네덜란드 기업의 그루지야 진출을 지원하는 등 자신의 일도 놓치지 않았다. 사카슈빌리 대통령 부부는 일 때문에 자녀도 아들 하나만 갖기로 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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