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홍콩의 여인' 메이옌팡 사망…자궁경부암 악화로

  • 입력 2003년 12월 30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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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영화배우 겸 가수인 메이옌팡(梅艶芳)이 30일 새벽 홍콩 해피밸리의 요양병원에서 자궁암으로 숨졌다. 향년 40세.

동료 연예인 쩡즈웨이(曾志偉)는 “메이의 병세가 전날 밤부터 갑자기 악화돼 오전 2시50분경 병원에서 숨졌다”고 말했다.

메이는 지난달 15일 홍콩 콜리시엄극장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결혼예복 차림으로 노래를 부른 뒤 “평생 결혼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메이가 자궁경부암에 걸린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9월. 이후 그는 영화와 TV 출연을 자제하며 투병에 전념해왔다.

병세가 갑자기 악화됐다는 소식에 29일 동료 연예인 100여명과 함께 병원을 찾아 메이의 마지막 순간을 지켰던 청룽(成龍)은 “장궈룽(張國榮) 자살에 이어 메이까지 목숨을 잃은 올 한 해는 홍콩 연예계에 불행한 한 해였다”고 울먹였다.

1963년 홍콩에서 태어난 메이는 경극배우 출신의 어머니로부터 음악적 재능을 물려받았다. 4세 때 경극을 시작해 13세 때 이미 무대에 섰다. 19세 때인 82년 홍콩 최고의 가요제인 ‘신인가수 경연대회’ 1회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전 중화권에 가수로서 이름을 알렸다.

메이는 남성들의 주무대였던 홍콩 가요계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공연 때마다 엄청난 관객을 몰고 다니는 가요계의 여왕이었다. 지금까지 발표한 앨범만 30장에, 판매량은 500만장을 넘어선다.

배우로서도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웅본색3’(1989) ‘동방삼협’(1992) ‘신조협려’(1991) ‘성룡의 홍번구’(1995) ‘반생연’(1997) 등 많은 영화에 출연했다. 장궈룽, 저우룬파(周潤發), 청룽 등과는 성을 초월해 우정을 나눴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메이의 재산은 약 3억 홍콩달러(약 450억원). 직계 자손이 없어 전 재산은 어머니와 어머니의 가족에게 상속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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