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세력 대반격… 이라크 ‘피의 주말’

  • 입력 2003년 12월 28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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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체포된 후 최대 규모의 저항 공격이 27일 이라크 남부 도시 카르발라에서 벌어졌다.

연합군 6명, 이라크 경찰 6명, 이라크 민간인 등 18명이 숨지고 아크람 알 아르다위 카르발라 시장을 포함해 200명가량이 다쳤다.

4건의 자살폭탄 테러, 박격포 및 기관총 공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으며 특히 연합군 기지와 시청이 집중 공격을 받았다.

카르발라 지역을 관할하는 폴란드군 대변인은 “저항세력의 공격이 매우 조직적이고 대규모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사망한 연합군 6명 중 4명은 불가리아, 2명은 태국 병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불가리아 국방부는 “군 사령부가 자살폭탄 공격을 받아 불가리아군 4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고, 태국도 초소 근무 중이던 자국 병사 2명이 차량폭탄 테러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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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발라는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약 110km 떨어져 있는 시아파의 성지. 후세인 집권기에 탄압을 받아 비교적 반(反)후세인 정서가 강하다고 알려진 곳이다. 폴란드군의 지휘 하에 불가리아, 필리핀, 태국, 미국 등 9500명의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다.

파병 반대론자인 태국의 크라이사크 춘하반 의원이 “태국 병사들의 생명을 무의미하게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태국에서는 철군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태국 상원의원들은 지난달 초에도 철군을 요구하는 서한을 탁신 시나왓 총리에게 전달한 바 있다. 태국은 422명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견해놓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희생자가 발생한 불가리아와 태국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전했다.

현지 병원 관계자는 “적어도 135명의 민간인 부상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 중에는 카르발라 시장, 과도통치위원회 위원, 시청 직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바그다드와 바그다드 서쪽 하바니야에서도 저항세력들이 미군 연료 저장고에 사제폭탄을 터뜨려 6명의 미군 병사가 다쳤다. 28일에도 바그다드 동부 카라다 지역의 한 번화가에서 폭발물이 터져 미군 1명과 이라크 어린이 2명이 사망했다.

카르발라에서의 대규모 공격에도 불구하고 미군 관계자는 “저항세력의 공격 빈도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마크 키미트 미군 준장은 “9월 중순에는 하루 평균 50건의 공격이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15건 정도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카르발라·바그다드=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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