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광우병` 감염될 위험성 癌걸릴 확률보다 훨씬 낮아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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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조류독감과 돼지콜레라가 발병한 데 이어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소가 발견됨에 따라 소, 닭, 오리, 돼지고기를 먹어도 인체에 영향이 없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광우병이 의심되는 소가 발견됐다고 해서 국내에서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지나친 기우”라고 말했다.

▽광우병의 인체에 대한 영향은=광우병은 소의 뇌에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이 늘어나면서 스펀지 모양으로 구멍이 생기는 병이다. 프리온은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irion·바이러스 입자)의 합성어로 마치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을 가진 단백질 입자라는 뜻이다.

프리온은 모든 동물의 신체 조직에서 발견되며 보통 때는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돌연변이하면 독성을 지닌 채 분해되지 않고 신경세포를 파괴하며 정상 프리온까지 변화시켜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과정에서 신체 조직을 치명적 상태로 만든다.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프리온 단백질이 양을 희생양으로 삼으면 스크래피병, 소를 해치면 광우병, 사람을 해치면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vCJD)’이 된다.

사람의 vCJD는 스크래피병이나 광우병 등에 걸린 동물을 먹으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쇠고기 먹지 말아야 하나=프리온은 100도 이상으로 가열하는 일반적 조리법으로 죽지 않는다. 따라서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으면 vCJD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vCJD가 두려워 쇠고기를 먹지 않으면 득보다 실이 많다.

삼성서울병원 조영연 영양파트장은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은 고기를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특히 쇠고기는 불포화지방산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또 쇠고기를 먹고 vCJD에 걸리는 것보다 고기의 탄 부위를 먹어 암에 걸릴 확률이 수만배 높다. 더욱이 지구촌에서 8초마다 한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담배를 끊지 않으면서 vCJD를 우려해 쇠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조 파트장의 설명이다.

그래도 vCJD가 겁나면 등골과 뇌, 눈 등 변종 프리온이 집중적으로 쌓이는 부위를 먹지 않으면 된다.

극소수 반대의 주장도 있지만 우유는 변형 프리온의 수가 적어 전염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고, 일반적인 살코기도 장기에 비해 전염의 위험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닭고기와 돼지고기는=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다. 따라서 닭이나 오리 등을 삶거나 굽는 등 고열을 가했다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또 독감 바이러스는 호흡기 세포에서 증식하고 소화기에서는 증식하지 않으므로 독감 바이러스에 걸린 조류의 음식을 먹었다고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돼지콜레라는 돼지에게서만 발생하는 병으로 사람이 걸리는 콜레라와는 무관한 것이므로 돼지콜레라에 걸린 돼지고기를 먹어도 상관이 없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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