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워진 美 비자 한국인들 등 돌린다”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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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까다로운 비자 발급 규정 때문에 한국인을 포함한 수천명의 외국인이 미국 입국을 포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에 등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 비판했다.》

이 신문은 특히 미국 기업과 관광업계를 인용해 미국 방문 상위 5위국인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8월부터 대다수 비자 신청자들에 대해 영사관 대면(對面) 인터뷰를 필수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 때문에 비자 발급에만 평균 2개월이 걸리고 있다.

이 신문은 최근 세계 최대 방문판매 회사인 암웨이가 8000명의 한국인 판매상을 소집해 내년 초 로스앤젤레스와 하와이에서 회의를 가지려 했으나 까다로운 비자 규정 때문에 비자 발급에만 수개월이 걸린다는 통보를 받고 행사 장소를 일본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이들 도시는 1000만달러(약 120억원)의 손실을 보았다는 것.

워싱턴 포스트는 또 한국 방문객과 유학생 등이 미국에서 사용한 금액이 지난해 210억달러(약 25조원)에 달했다며 관광수입 감소도 우려했다.

이 신문은 이어 교육계와 재계, 과학계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안보 위협을 가려내기 위해 만든 절차상의 장애물이 미 행정부 내에 관료주의적인 ‘아니오(No) 문화’를 조장하는 바람에 외국인들이 미국에 가져다주는 혜택마저 줄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압적인 비자 규정으로 ‘고급 두뇌’가 미국행을 꺼리고 있어 미국 대학의 다양성이 저해되고 등록금 수입까지 줄어 교육계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내 공학계열 교수진의 40%, 노벨상 수상자의 3분의 1은 외국 출신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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