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회견에서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선제공격 정책에 반대”라고 전제하면서도 “다른 국가가 선제공격 전략을 외교정책의 우선 순위에 계속 올려놓는다면 러시아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앞서 1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적이 공격하기 전에 그들을 공격할 것”이라며 ‘선제공격 독트린 고수’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정면으로 대응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를 위협하는 나라들은 우리의 군사적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지난해 미-러 전략무기감축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아직 실전 배치되지 않아 감축 대상에서 제외된 SS-19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중심으로 핵전력을 유지 강화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도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 회의에서 미군의 중앙아시아 장기 주둔과 라트비아 등 옛 소련에서 독립한 발트3국의 NATO 가입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특히 발트3국이 NATO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역내 러시아계를 차별하는 등 급격한 ‘탈(脫)러 친(親)서방’ 정책을 펴고 있는 데 대해 “러시아계의 권리가 침해될 경우 군사 개입을 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얼마 전에도 선제공격 방침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으며 러시아 정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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