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뭉치나” 美-이 긴장…말聯 57개국 정상회의 개막

  • 입력 2003년 10월 16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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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57개 이슬람국과 13억 이슬람 신도를 대변하는 이슬람회의기구(OIC) 회원국 정상들이 16일 말레이시아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에 집결해 이라크와 중동문제를 놓고 이틀간의 논의를 시작했다. 9·11테러 이후 최대 규모의 이슬람권 회의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했으나 아난 총장은 유엔 이라크 결의안 표결 때문에 다시 유엔 본부로 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OIC 회원국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 학살행위를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의 저항운동과 주권을 되찾기 위한 무장봉기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다.

결의안은 또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정통성을 인정해 온건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자를 물색해 온 미국과 이스라엘에 정치적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 개막식에서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600만명에 불과한 유대인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지만 결국 13억 이슬람인이 두뇌와 힘으로 그들을 패퇴시킬 것”이라며 이슬람권의 단결과 단합을 촉구했다.

아난 총장은 라크다르 브라이미 유엔 아프가니스탄 특사가 대독한 성명에서 “이슬람과 서방세계간에 커지고 있는 적대감은 추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상대방에 대한 관용을 호소했다.

이번 회의에서 대다수 회원국은 이라크 전후 재건과정과 관련해 미군 등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와 쿠웨이트는 이에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정상회의에는 △아야드 알라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의장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제 △OIC 의장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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