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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0월 15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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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42년간의 포르투갈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중국 내 자본주의 경제특구로 거듭난 마카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포르투갈어 경제권과 중국 경제의 교량으로서 급성장할 전망이다.
▽들뜬 마카오=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때 홍역을 치렀던 마카오 경제는 제조업체들이 너도나도 공장을 중국 내륙으로 옮기는 바람에 이중고를 겪었다.
그러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본토인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로 가까스로 숨통이 트였다. 재정수입의 63%를 차지하는 도박장에 본토 관광객들이 몰려왔다. 마카오 당국 역시 도박산업을 민영화해 민간투자가 잇따르면서 제2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근근이 유지해온 농업과 제조업 분야를 과감히 버리고 도박 무역 등 서비스 산업에 특화하기로 한 것.
중국 정부는 연초 홍콩특구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데 이어 마카오 특구에도 비슷한 혜택을 줄 예정이다. 우이(吳儀) 부총리가 최근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마카오의 지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힌 이후 현지 언론들은 이르면 17일경 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르투갈 경제권’이 몰려온다=마카오를 더욱 흥분시키는 것은 중국이 13일 옛 포르투갈 및 그 식민지 국가들과 맺은 경협 확대 조치이다. 포르투갈 브라질 앙골라 모잠비크 등 7개국 대표들은 이날 마카오에서 중국 대표와 만나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에 서명하고 마카오를 경협의 교량으로 삼기로 합의했다. 이 조치에는 무역박람회 및 포럼 개최, 무역장벽 제거, 경협 상설사무국 설치 등이 포함됐다.
현재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경제권 인구는 모두 2억2000만명. 특정 언어권 국가들이 한어(漢語)권 경제와 무역 확대 조치에 서명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마카오는 현재 한 해 60억달러에 불과한 중국-포르투갈 경제권과의 무역액이 수년 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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