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 EU ‘도하 농업협상’ 절충안 마련

  • 입력 2003년 8월 14일 22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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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을 이끌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각각의 입장을 중심으로 한 절충안(案)을 제시했다.

농산물 수입국을 대변하던 EU가 수출국인 미국과 보조를 맞춤에 따라 관세 및 보조금 감축 협상이 한국 등 농산물 수입국에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통상부와 농림부는 14일 미국과 EU가 WTO DDA 농업협상 세부원칙(모댈리티)에 관한 공동 절충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절충안은 큰 틀에서 수입국과 수출국의 주장을 섞어놓았으나 미국과 EU가 양자간 이해관계에 따라 DDA 협상을 이끌 여지를 넓혀놓았다.

국내 보조금 감축과 관련해 미국은 EU가 생산제한 직접지불제도(블루박스)를 일정 수준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대신 EU는 미국의 요구대로 감축대상보조(AMS)를 줄이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이명수(李銘洙)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감축대상보조금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져 한국은 쌀 수매 등으로 농가를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감축으로는 농산물을 3가지로 나눠 품목에 따라 서로 다른 감축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품목 분류를 수출국이 결정하게 되면 한국은 주요 농산물의 관세를 큰 폭으로 줄여야 한다.

절충안에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특혜 규정이 없어 개도국 지위를 확보하려던 한국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WTO 회원국들은 다음달 10일부터 멕시코 칸쿤에서 열릴 WTO 각료회의에서 이번 미국-EU 절충안과 하빈슨 농업위원회 의장 초안 등을 놓고 DDA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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